‘기후변화 주범’으로 지목되어 온 거대 에너지 기업들이 앞다퉈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기술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석유기업 셰브런과 옥시덴털석유, 호주 채광업체 BHP가 올해 캐나다 작은 스타트업 ‘카본 엔지니어링’에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밴쿠버 북쪽 작은 도시인 스쿼미시에서 대형 팬을 돌려 이산화탄소를 추출하도록 설계된 장치로 다량의 공기를 빨아들이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뽑아낸 이산화탄소는 매립되거나 합성 연료로 변환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든 합성 연료는 값이 비싸지만, 일반 차량에 쓰이면서도 배출가스가 적은 청정 연료가 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하고 있다.
외신들은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며 이익을 누려온 에너지 기업들이 소송과 투자자 결의, 당국 규제 등으로 클린에너지 확대 압박을 받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탄소 저감 계획에 투자하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셰브런은 정유시설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탄소 감축 강화 요구를 신경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계 석유 거대기업 로열 더치 셸, BP 등은 배출가스 감축과 보수를 연계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에키노르는 2030년까지 자본투자에서 클린에너지 지출 비중을 15%에서 20%로 높였다.
카본 엔지니어링에 600만 달러를 투자한 BHP의 피오나 와일드 지속가능성·기후변화 담당 부사장은 “이는 기후변화가 모든 경제 부문에 제기하는 리스크를 인지하는 문제”라며 “기후변화는 이제 부수적인 문제가 아니며 사업적 대응을 필수로 요구하는 사업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셰브런과 옥시덴털은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카본 엔지니어링 이사회에서 이사직을 각 1석씩 보유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은 최근 파일럿 프로그램 확대와 첫 상용 공장 신축을 위해 6,8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