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민간 기업과 협력해 정보통신기기 부품 등에 특수한 소프트웨어를 심어 스파이 활동을 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는 이달내로 ‘스파이 부품’을 배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자동차, 방위산업 등 분야별 기업에 제시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다양한 종류의 기기가 IT(정보통신)로 연결돼 정보유출이나 사이버 공격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 등의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한 스파이 행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점을 고려, 이번에 마련할 대책을 미국과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의 관계기관에도 설명해 미국, 유럽 등과의 연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칩 등의 정보기기 부품울 이용한 스파이 활동은 ‘내장형’이라고 불린다. 제조, 유통 과정에서 ‘내장형 스파이 부품’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우선 내각관방과 경제산업성, 총무성 등이 중심이 돼 정보유출을 막기 위한 산업별 행동지침을 마련키로 했다. 이 지침을 토대로 자동차, 전력, 군수, 스마트 홈 등 산업별로 실무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어 각 산업의 부품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을 구성하는 기업들이 참가해 스파이 부품이 침투할 우려가 있는 부분을 분석, 대책을 마련한다. 인터넷 접속기능을 갖춘 커넥티드 카의 경우 통신기기와 소프트 사업을 하는 기업도 참여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블룸버그통신은 미군과 미 중앙정보국(CIA)에 납품되는 정보기기 메이커의 제품에 특수한 칩이 들어있는 것으로 드러나 애플 등 30여개사가 정보유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보도, 스파이 부품이 일약 주목을 받았다. 해당 칩은 중국 부품 메이커가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