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팽이力'이 곧 계급...10代로 내려온 '팬덤 소비'

영실업 주최한 팽이 조립 대회

5시간 넘은 경기에도 아이들 열광

승부욕 자극...'장비빨' 중요해져

어린이 유튜버 식품 방송 늘면서

방송 나온 제품 판매 급증하기도

지난달 23일 이마트 파주운정점에서 완구기업 영실업이 주최하는 ‘베이블레이드버스트’ 경기에 13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경기에 참여했다.지난달 23일 이마트 파주운정점에서 완구기업 영실업이 주최하는 ‘베이블레이드버스트’ 경기에 13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경기에 참여했다.



#지난달 말, 경기 이마트 파주 운정 지점에선 완구기업 영실업이 주최하는 ‘베이블레이드버스트’ 대회가 열렸다. 2층 가전도서 매장 사이 20평 남짓한 공간에는 130명 남짓의 어린이와 가족나들이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어린이들은 007가방을 연상케하는 하드케이스에서 작정한 듯 팽이를 꺼냈다. 5시간 넘게 이어진 경기에도 어린이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팽이의 장비는 곧 반 친구들 사이에서 계급”이라며 이날 인천영종도에서 55km를 달려온 이도운 어린이는 이같이 말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강력한 소비를 만드는 팬덤이 성인을 넘어 어린이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덕질’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덕질은 어른들의 세계였지만 이 덕질의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부모의 지갑을 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성인들이 피규어나 스포츠 장비 등에서 ‘팬덤’소비 현상을 보였다면, 이 팬덤이 어린이, 10대 초반까지 내려오고 있다”면서 “유통가는 이들을 잡기 위해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10대 덕질의 경우 부모의 지갑에 기대기 때문에 유통업계로선 더욱 이들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장난감인 ‘베이블레이드버스트’는 덕질 연령층이 낮아진 것을 보여주는 예다. 이 팽이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승부욕을 자극하는 것은 ‘레이어·디스크·드라이버’ 3단계를 각각 조합해 나만의 팽이를 만드는 설계 구조상 팽이를 조립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은데다 좌회전, 우회전 등 회전 방향에 따른 전략도 짤 수 있어,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조합이 가능하다. 그만큼 ‘장비빨’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베이블레이드버스트의 이마트 매출 신장율은 2017년 93%, 2018년 32%, 2019년 41%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 내 브랜드별 매출 순위에서도 꾸준히 1~3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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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덕질 소비 현상은 ‘구독 경제’의 수혜주로 떠오른 식품 분야에서도 잘 나타난다. 어린이들 사이에선 조형 마카롱만들기도 덕질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인기 베이킹 유튜버 ‘제리팝 ’이 피코크 초코마카롱으로 철판아이스크림 만들기‘를 방송해, 조회수 203만회를 기록했다. 방송 후 이마트의 피코그 마카롱 판매량은 여자 어린이를 중심으로 덕질로 자리잡으면서 방송 이후 3만9,000개가 판매되며 방송 이전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판매량이 급증했다.

덕질에 캐릭터를 빼놓을 수 없다. 반려동물 용품에 캐릭터를 접목하면서, 이를 하나씩 시리즈별로 모으는 덕질문화도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월초 몰리스펫샵의 ’카카오프렌즈‘ 반려동물용품을 출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1차로 ’라이언‘과 ’어피치‘ 등 캐릭터가 그려진 식기, 의류 등 18종을 런칭했고, 이달 놀이용품과 산책용품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 반려동물 캐릭터 용품은 출시 시기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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