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잇따르는 ‘강남 재건축’ 요구와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아직 집 값이 완전히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과 서울시 도시개발 이라는 정책을 두고 고민이 깊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박 시장은 17일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재개발을 요구하는 성중기 서울시의회 의원(자유한국당·강남1)의 질의에 “주민들의 요구는 알지만 아직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 의원이 또 현대아파트가 준공 후 43년이 지나 노후화가 심각해 조속한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합리적으로 말씀하시니까 대답하기가 어렵다”며 “한 마디 잘못하면 신문에...아시지 않느냐”고 말을 흐렸다.
지난해 ‘여의도 용산 통 개발’ 발언 이후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이 보류되는 등 서울시의 재개발 정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강남 주민들의 재개발 요구는 거세다. 은마아파트·잠실5단지 주민들이 시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고 심지어 잠실5단지 주민들은 삭발까지 했다. 박 시장은 “제가 피를 흘리는 게 보이지 않느냐”며 개발과 집값 안정 사이에서 난감한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