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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도 능력이 있어야 한다" 기업가치 10조원의 비밀

테라노스 사건의 전말을 추적 조사해 [월스트리트저널]에 최초로 보도했던 존 캐리루의 책 <배드 블러드>가 최근 국내에 출간됐다. 테라노스 사태에 대해 아주 상세히 정리되어 있어 현실이 때로는 픽션 보다 더 충격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 한 방울의 피로 240가지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초소형 키트 개발 사기로 기업 가치를 10조 원까지 올린 테라노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스타트업 경영자들이라면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에게서 배울 만한 점도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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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노스에게 배울 점 1. 회사 셀링 능력(Storytelling, IR)

테라노스가 단 1년 만에 9조 원 가치의 기업이 된 것은 아니다. 2003년 창업 후, 11년 동안 차근차근 성장해 2014년 10조 원 가치를 인정받기에 이른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성장이 실질적인 회사의 기술/제품/매출의 증가는 아니다. ‘회사 가치’의 성장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테라노스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제품과 실질적인 매출도 없이, 10년 동안 꾸준히 충분한 투자를 받으며 성장했을까?

여기엔 홈즈의 뛰어난 스토리텔링 능력이 있었다. 홈즈는 감동적인 회사의 비전, 개인적 스토리 등을 엮어 테라노스가 추구하는 가치와 그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 수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고 더 좋은 세상이 되리라는 명확한 그림을 그렸고,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홈즈가 테라노스에 유리한 조건으로 높은 금액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테라노스의 사기가 온 천하에 밝혀진 시점, 홈즈는 학회 최고의 전문가들 앞에서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자신의 이러한 스토리를 강력히 어필했는데, 배드 블러드의 저자 존 캐리루 조차 잠시 테라노스와 홈즈의 만행을 잊게 만들 정도였다니, 그 IR 능력이 얼마나 강력했을지 짐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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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노스에게 배울 점 2. 철저한 회사 Property/기밀 관리

아쉬울 것 많은 스타트업으로서는, 큰 회사들과 협력을 시작하는 경우 NDA(기밀유지 협약) 조차 들이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물론 테라노스는 투자를 많이 받고 자금의 여유가 충분했지만, 초기부터 회사의 기술 개발과 관련된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법적으로 철저히 관리했다.

테라노스처럼 너무 흠이 많아 모든 걸 철저히 숨기는 형태는 지양해야겠지만, 적절한 수준으로 회사의 주요 기술과 기밀 사항을 방어하는데 법적인 장치를 걸어두는 것은 참고할 만하다.

테라노스에게 배울 점 3. 협상 능력

협업 사업에서 명확한 비전 제시. 홈즈는 테라노스와 협력을 통해 앞으로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했다. 세이프웨이는 미국 전역에 2,000여 개의 매장을 가진 슈퍼마켓 체인 회사로, 비즈니스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 골머리를 앓던 세이프웨이 CEO에게 홈즈는 테라노스와의 협력을 통해 매장 한구석에 웰니스 센터를 만들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다는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하며 설득하였다.

큰 기업들과의 협약 등에 임하는 스타트업들이라면, 책에 나오는 자세한 협상의 기술들을 벤치마킹할 가치가 충분하다. (이 기사는 Gold On Innovation 블로그의 허락을 받고 인용하였습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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