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호흡기뿐만 아니라 피부는 물론 두피와 모발도 영향을 줍니다. 안티폴루션 연구센터는 헤어·덴탈·바디·이너뷰티 등 아모레퍼시픽(090430)의 토탈 뷰티 카테고리로 확장해 미세먼지와의 연관성을 규명하고 유해환경에 대응력을 높이는 제품을 개발할 것입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10년 전부터 매연·황사·자외선 등 유해 환경에 의한 피부 변화를 연구해왔다. 최근 몇 년 사이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면서 이제 안티폴루션 제품은 ‘데일리 스킨케어’로 자리를 잡는 시대가 열렸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초 ‘안티폴루션 연구센터’를 출범했다. 김왕기 안티폴루션 연구 센터장은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피부 장벽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손상을 일으켜 피부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진다”면서 “미세먼지에 의한 트러블 발생을 완화하기 위해 피지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2016년 아시아 뷰티 연구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심한 대도시에 거주하는 젊은 여성은 청정지역에서 사는 여성보다 피부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티폴루션 연구센터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규명할 수 있는 갖가지 기구를 마련했다. 옥상에는 미세먼지 포집 장치를 옥상에 설치하고 독자 개발한 ‘대류 챔버’에 포집한 미세먼지를 흘려보낸다. 짧은 시간에 미세먼지 경보 수준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고농도의 미세먼지를 투입한다. 챔버 안에는 사람 피부와 유사하게 설계된 인공 피부를 넣는다. 김 센터장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이를 대체할 수 있도록 아모레퍼시픽에서 개발한 실제 피부를 모사한 인공피부를 만들어 미세먼지에 노출 후의 변화를 살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를 통해 선보인 대표적인 미세먼지 방어 화장품은 라네즈의 ‘올데이 안티폴루션 디펜서’다. 음이온을 띠는 미세먼지를 밀어내기 위해 화장품도 같은 성질인 음이온으로 만들었다. 이미 피부에 달라붙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단계도 중요하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출시한 해피바스의 미셀라 클렌징 폼은 모공 깊숙이 침투한 미세먼지를 잡아낸다고 한다. 그는 “일반적인 모공 크기의 100분의 1 정도 되는 조밀한 기포 입자가 잔거품을 만들어 피부 밖으로 미세먼지를 꺼낸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피부의 연장선인 두피 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인은 밤에 머리를 감는 습관을 가진 데 비해 한국인은 아침에 주로 머리를 감는데 미세먼지는 두피와 모발에도 영향을 준다”면서 “프레시팝 브랜드에서 출시한 밤감샴(밤에 감아도 좋은 샴푸)을 출시할 때 밤에 머리를 감자는 캠페인을 펼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방법은 기본을 지키는 것. 김 센터장은 “미세먼지가 피부에 붙지 않는 게 우선이지만 미세먼지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기 때문에 방어·제거·에프터 케어 등 세 가지 단계에 모두 주의해야 한다”면서 “안티폴루션 화장품을 구입할 때는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주지하고 과장된 광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