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졸업하면 삼성전자에 채용되는 ‘계약학과’를 신설해 2021학년도부터 운영한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는 이번 주 초 삼성전자와 손잡고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공과대학에 신설해 2021학년도부터 운영하겠다고 교육부에 신고했다. 첫 신입생은 내년 선발할 예정이다.
계약학과는 특정 기업체 직원의 재교육·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재교육형’과 채용을 조건으로 운영하는 ‘고용보장형’으로 운영된다. 연세대와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계약학과는 채용조건형으로, 기업이 대학과 협약을 맺어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기업은 재정지원과 함께 졸업생을 채용한다. 해당 기업에 취업 의사가 있는 졸업생은 학적상 큰 문제가 없다면 모두 취업할 수 있다.
연세대와 삼성전자는 일단 학부과정으로 운영한 뒤 추후 학·석사통합과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은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도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비슷한 계약학과 신설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학과는 입학 후 무사히 졸업만 하면 취업이 되기 때문에 최근 취업난 속에 인기를 끌고 있다. 2006년부터 운영 중인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201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55명 선발에 1,387명이 몰려 경쟁률이 25대1을 넘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반도체업계는 ‘전문인력 부족’을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고질적 문제로 꼽는 터라 계약학과 설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계약학과가 대학을 ‘인력양성소’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