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도의 경제블록 구축을 추진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고위포럼이 25일 베이징에서 시작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로 두 번째로 맞는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고위포럼’이 이날 베이징에서 각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소통·무역소통 등 12개 분과 포럼을 개시했으며 900여명의 전 세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컨퍼런스도 진행했다.
중국은 이날 행사를 통해 ‘일대일로 포럼’ 분위기를 달군 뒤 26일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을 통해 공식 행사의 개막을 선언하고 각국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정상포럼을 이어갈 예정이다. 27일에는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 등 37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원탁 정상회의를 주재한 뒤 시 주석이 일대일로 정상포럼 성과를 발표하며 막을 내린다.
지난 2017년 5월의 제1회 일대일로 정상포럼과 마찬가지로 이번 포럼도 시진핑 주석이 중심이 돼서 모든 회담을 이끌며 ‘G2 리더’로서의 위상을 안팎에 보여주는 형식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잇는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경제블록을 구축하려는 구상으로 현재 중국은 전 세계 100여개국 및 국제기구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번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는 칠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이탈리아 등 37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도 함께해 중국을 포함하면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40명을 한자리에 모은 셈이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24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만나 일대일로의 성과와 정당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일본 총리 특사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도 만나 오는 6월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일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미국의 맹방인 일본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또한, 시 주석은 미얀마 실권자 아웅산 수치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만나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하는 등 우군 확보에 매진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시 주석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중러 양국이 공조를 취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미국은 일대일로에 대해 중국의 패권 전략이자 부채에 기반을 둔 외교술인 ‘부채함정 외교’라고 비난하면서 이번 일대일로 정상포럼 불참한 것을 비롯해 줄곧 불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북한에서는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