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노란 조끼’ 시위에…佛 소득세 감면·ENA 폐교

마크롱 대국민 TV담화

감세 규모만 50억유로

부유세 부활요구는 일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소득세를 큰 폭으로 낮추고 엘리트 양성기관인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를 폐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노란 조끼’ 시위에 유류세 인상 계획을 철회했던 프랑스 정부가 한발 더 물러난 셈이다.

그는 25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대국민 생방송 TV담화를 통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소득세를 대폭 내리려고 한다”며 “내각에 소득세를 인하하는 대신 조세감면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소득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50억유로(약 6조5,000억원)로 추정된다.


마크롱은 “줄어든 세수는 정부지출과 조세감면을 축소해 메우겠다”며 “소득세를 줄이는 대신 국민이 더 많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국민이 이웃 나라보다 일을 덜 한다는 게 마크롱의 생각이다. 다만 부유세는 유지된다. 그는 “(부유세 축소는) 부자들을 위한 선물이 아니라 투자를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련기사



1945년 설립 이후 프랑스 정·관·재계의 엘리트를 배출해온 명문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를 폐지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그는 “고위 공무원 제도를 개혁할 것”이라며 “더는 능력 본위의 시스템이 아니며 공직자의 평생 고용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부는 소수정예로 엘리트를 육성해온 ENA를 폐지하는 대신 국가 공무원 전반을 육성하는 새 교육기관을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란 조끼’ 연속시위의 요구 사안 중 하나인 국민투표 확대에 대해서는 일부 이슈에 대해 국민의 직접민주주의적 참여를 늘리는 방안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과 집행이 수도 파리에서 이뤄지는 것을 재검토해 지방에 권한을 어느 정도 이양해주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정부는 지난해 말 ‘노란 조끼’ 연속시위가 거세게 번지자 유류세 인상 계획 철회,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 최저임금 인상 등 다수의 여론 진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김영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