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위안화 국제화' 속도내는 中

내달 '아세안+3' 회의 때 통화스와프에 포함 추진...일대일로와 연계 노려




한중일 3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외환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다자간 통화 스와프 치앙마이이니셔티브다자화(CMIM) 결제통화에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를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26일 통화·재정당국에 따르면 다음달 2일 피지에서 열리는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는 현재 달러화로 명기된 CMIM 결제통화에 위안화와 엔화 등 참가국의 통화를 추가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된다. 지난 2000년 설립된 CMIM은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국이 돈을 갹출해 역내 국가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외화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한 다자간 통화 스와프다. 역내 국가가 요청하면 미국달러와 해당 국가 통화를 교환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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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의는 역내 다자간 통화 스와프에 역외 국가인 미국의 달러화만을 결제수단으로 하기보다 역내 통화를 활용하자는 명분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대일로와 위안화 국제화를 통해 미국에 맞서려는 중국의 의도가 깔려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CMIM 결제수단에 역내 통화를 포함하자는 주장은 결국 위안화와 엔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이 역내 통화 활용을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중국이 작성한 공동성명 초안에 ‘CMIM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통화를 사용하는 게 하나의 선택지’라는 표현이 명기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태국과 함께 이번 회의의 공동의장국이다. 회의에서는 아세안+3 국가 간 실물거래와 자본거래에서 역내 통화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CMIM 결제통화 확대 논의와 같은 맥락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결제통화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실제 합의문에 담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결제통화가 역내 통화로 확대되면 한국의 원화도 원칙적으로는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원화는 위안화·엔화에 비해 국제결제에 사용되는 빈도가 낮아 위기 시 활용도가 떨어진다. 한국 정부도 자본 유출입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원화의 급격한 국제화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실물 및 자본거래를 포함한 지불수단 점유율은 달러가 약 60%, 유로가 20%이며 엔화, 파운드화, 스위스프랑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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