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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수소에너지 사업 확대냐 축소냐...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의 엇갈린 '베팅'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관련 자산 대규모 손상차손

매출 줄고 영업적자는 늘어

연료전지 사업 위해 확보한 美퓨얼셀에너지 지분도 전량 매각

두산은 연료전지사업부문 분할후 독립...상장 추진 등 사업강화

차세대 에너지로 평가되는 연료전지 사업을 두고 포스코와 두산(000150)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포스코가 사실상 연료전지 사업 축소 수순을 밟는 반면, 두산은 최근 지주회사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분할해 독립시키면서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연료전지 부문의 유형자산 413억원, 무형자산 83억원을 각각 손상차손했다. 손상차손은 자산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경우 자산의 가치를 낮추고 이를 손실로 반영하는 회계 기법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수소의 90%가량을 전기에너지와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발전 방법으로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아 주요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왔다. 포스코에너지도 미국 퓨얼셀에너지와 협업해 연료전지 관련 투자와 기술개발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발전 생산량이 계획에 못 미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스로 “품질문제 등에 따라 적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을 정도다. 이번 손상차손 역시 기술개발 실패에 따라 자산 및 기술력에 대한 가치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아예 연료전지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연료전지의 적자 폭이 크다. 2016년 92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2017년 644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1,062억원으로 적자가 늘었다. 매출도 지난 2016년 약 1,500억원에서 지난해 895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는 두산이 연료전지 사업을 강화하면서 포스코에너지 인력이 다른 연료전지 관련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국 퓨얼셀 에너지 주식 전량(약 256만주, 지분율 2.6%)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130만주는 매각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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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에서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한 임원은 “포스코에너지의 매출과 투자 현황을 볼 때 연료전지에서 사실상 철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퓨얼셀 에너지 주식을 매각한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가 기술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두산은 연료전지 사업을 대폭 키우고 있다. 최근 (주)두산의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두산퓨얼셀을 설립했다. 추후 상장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3,243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연료전지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독립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주 1조원을 넘어서며 올해도 1조 3,600억원 가량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두산이 2017년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기술을 확보해 앞으로도 성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이 수소를 이용하면 기존 수소 연료전지보다 발전단가가 낮다. 이외에도 두산퓨얼셀이 보유한 국내외 연료전지 관련 특허 건수는 120여건에 이른다.

(주)두산 관계자는 “두산퓨얼셀은 (주)두산이 육성해온 신사업 사업부로 독자적 생존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연료전지 사업을 더욱 키우기 위해 계열사를 분리하고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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