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SK하이닉스가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원, 삼성이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국가 경제를 위해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기업 투자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특정 대기업의 투자계획을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비메모리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전략을 내놓을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도 기업의 투자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기업의 전폭적인 투자 없이는 경제를 살리기 힘들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기업과의 적극적인 현장소통을 통해 투자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새로운 기업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1·4분기 경제지표와 관련해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물가상승률·실업률·외환보유액 등 국가 경제의 거시지표들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1·4분기의 부진을 극복하고 2·4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돼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날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악인 -0.3%를 기록한 데 대해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올해 성장률 목표치(2.6~2.7%)를 하향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민간연구소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줄줄이 하락하는 것을 고려하면 대통령과 경제부총리의 경제 상황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제성장률이) 1·4분기에는 좀 저조한 경향을 보인다”며 “1·4분기에는 사업을 준비하고 2·4분기가 되면 집행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2·4분기 때는 실집행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초과세수 부분도 4월에 내려보낸 상황이라 이것 또한 2·4분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경의 빠른 처리를 강조하면서 정치권의 패스트트랙 대치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홍우·한재영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