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30일 “일본, 5월 1일부터 ‘레이와’ 시대”라며 “한일관계를 중시하셨던 아키히토 천황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트위터 등 개인 SNS를 통해 “즉위하실 나루히토 천황님께서는 작년 3월 브라질리아 물포럼에서 뵙고 꽤 깊은 말씀을 나누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한일 양국이 새로운 우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도록 지도자들이 함께 노력합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해 10월 대법원의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시작해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공식화(2018.11월) ▲해군 레이더 조사 논란(2018.1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시정연설 ‘한국 패싱’(2019.1월) ▲문희상 국회의장 일왕 사죄 요구 발언(2019.2월) ▲일본 초등교과서 ‘독도 영토 기술’(2019.3월) 등이 잇따라 문제가 되면서 한일관계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치닫자 일본의 이번 변화를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에서는 5월 1일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고 나루히토 새 일왕이 즉위한다. 이에 맞춰 일본의 연호도 1일 0시부터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된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와 별개로 총리의 SNS 글에서 ‘천황님’이란 표현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천황이란 표현이 거북하다”는 한 네티즌의 지적에 다른 네티즌은 “천황은 정부 공식 명칭”이라고 받아쳤고, 또 다른 네티즌은 “님까지 붙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언론이나 민간에서는 ‘일왕’도 가능하지만 국가 간에는 상대국에서 쓰는 호칭 ‘천황’을 존중해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극존칭을 쓴 데 대해 “정치적 수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천황은 공식 외교 용어”라며 “그렇지만 ‘님’은 잘 붙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9박 11일 일정으로 쿠웨이트·콜롬비아·에콰도르 3개국 공식 순방에 나선다. 또 이 과정에서 포르투갈과 미국도 경유한다. 한국 건설사들이 쿠웨이트에 세운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개통식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롯데케미컬 ECC 공장 준공식 등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