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외국자본 '은행 인수' 허용…44조弗 금융시장 개방

외국계 보유지분 한도 철폐 등

은행·보험부문 12개 빗장 풀어

구체적 개방 일정은 언급 안해

무역협상 경과 따라 조절할 듯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 최종 타결을 앞두고 44조달러 규모의 자국 금융시장을 대폭 개방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중 간 협상은 오는 10일께 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정부가 은행·보험 부문에서 12가지 추가 개방을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의 궈수칭 은보감위원장 인터뷰 내용이 올라왔다. 인터뷰는 전날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인민일보와 공동으로 진행된 것으로 궈 주석은 “금융시장 관리와 경쟁 개선을 위해 심도 있는 연구·평가를 바탕으로 12가지 추가 개방 조치를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터뷰가 게재된 1일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미국 측 대표들이 베이징에서 중국 측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인 날이다.


이번 조치로 외국계 은행의 중국 상업은행 보유지분 한도는 철폐된다. 외국자본이 중국 국내 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또 외국계 은행이 중국에 은행법인을 세울 때 요구됐던 ‘본사 자산규모 100억달러(약 11조6,500억원) 이상’ 조건도 사라진다. 외국계 은행이 위안화 업무를 할 때 받는 심사비준 절차도 취소돼 업무 개시와 함께 곧바로 위안화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외국 보험중개회사가 중국에서 영업할 때 요구되던 30년 이상 경영 경력과 총자산 2억달러 이상 요구 조건도 폐지된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계 은행과 보험사의 중국 내 비중은 1.64%와 6.3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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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 주석은 “개방 확대는 중국 경제와 금융 자체 발전의 수요에 따른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미국에 대한 굴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미중 무역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은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조속히 끌어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궈 주석은 구체적인 개방일정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무역협상 타결 여부를 지켜보며 일정을 조절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미 CNBC는 10일께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물렸던 10% 관세를 철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2020년 이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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