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못생기게만 보였던 '어글리 슈즈', 다시보자

신발 시장 이끄는 '대디 슈즈' 어글리 슈즈

브랜드 사업 전환 이끄는 킬러 아이템으로

1세대의 부담스러운 디자인·착화감 개선

기존 10~20대서 전연령층 어필

명품·여성복 브랜드까지 출시 가세




‘어글리 슈즈의 위상이 달라졌다.’

투박한 굽에 강렬한 색감으로 ‘아빠 등산화’란 별명이 있었던 ‘어글리 슈즈’가 디자인을 보다 대중적으로 바꾸며 20~30대는 물론 그 이상의 연령층에게도 인기를 끌며 스테디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기존의 효자 아이템이었던 롱 패딩이 매출 부진을 겪자 어글리 슈즈가 이끄는 신발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속속 전환하고 있는 모양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및 패션 업계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 뿐 아니라 캐주얼, 스포츠 브랜드까지 앞다퉈 어글리 슈즈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17년 가을겨울 시즌 ‘트리플S’를 출시하며 어글리 슈즈의 시대를 열어 젖힌 ‘발렌시아가’가 유행할 때만 하더라도 어글리슈즈는 스트리트 패션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컸다. 하지만 롱 스커트 등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옷에도 어울린다는 인식이 생기며 이에 부담이 있었던 30~40대 층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어글리 슈즈의 굽이 구두 못지 않다는 것도 이들의 마음을 녹였다. 시중에 나온 어글리 슈즈의 굽은 평균적으로 4~5cm 가량으로 일부 제품은 7cm에 달하기도 한다. 스포츠 브랜드들은 기존 어글리 슈즈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불편한 착화감을 개선시킨 신제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어글리 슈즈가 오랜 기간 인기를 끌자 지난 겨울 ‘롱패딩 흥행 참패’라는 참혹한 결과를 받아든 패션업계도 어글리 슈즈가 이끄는‘신발’ 카테고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2년 전 명품 브랜드를 시작으로 ‘어글리슈즈’ 열풍이 불면서 국내 신발시장 규모는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6조원대로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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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지난달 25일 강남구 가로수길 팝업스토어 리뉴얼 행사에서 올해부터 신발 카테고리를 주력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익태 디스커버리 기획부문 상무는 “롱패딩 1등 브랜드뿐 아니라 신발에서도 1등 브랜드가 되겠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가 신발을 주력사업으로 전환한 데는 롱패딩의 판매부진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 1월 물량을 더 늘려 준비한 롱패딩은 소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량 어글리슈즈로 선보인 ‘버킷 디워커’는 출시 10일 만에 초도물량이 완판되며 대박 조짐을 보였다. 디스커버리는 올해 신발의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른 패션업체도 롱패딩과 달리 계절을 타지 않는 신발로 속속 눈을 돌리고 있다. 코오롱도 자체 브랜드 ‘헤드’를 중심으로 신발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헤드는 무신사 등 온라인 유통을 본격화한 결과 어글리슈즈 ‘스크래퍼’가 7차 리오더까지 진행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공격적으로 신발사업을 전개한 휠라가 급성장한 것도 패션업계가 신발사업에 주목한 계기가 됐다. 휠라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발을 온라인과 멀티숍 위주로 선보여 10~20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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