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삼성바이로직스 공장을 압수수색했다. 삼성 측에서 은닉·폐기한 증거물들을 속속 찾아내면서 의혹의 실체에 빠르게 다가가는 모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송도 삼성바이오 공장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서버와 직원 노트북 여러 대를 입수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직원들이 이 자료들을 공장 마루 바닥을 뜯어 묻었다는 것을 파악하고 그 위치의 바닥을 뜯어서 확보했다고 한다.
이날 검찰은 증거인멸 등 혐의로 삼성바이오 직원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삼성바이오의 보안 실무 책임자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검찰 수사를 대비해 회사 재경팀 서버를 은닉하고 이외 직원들의 컴퓨터 자료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삭제·훼손·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같은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의 증거인멸이 유기적으로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일 자택에 회사 공용서버를 보관하고 있던 삼성에피스 팀장을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석방하기도 했다. 자회사와 삼성바이오 실무자급이 속속 수사대상에 오르면서, 이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이를 주도한 인물로 수사의 칼끝이 향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삼성바이오의 회계 관련 증거인멸과 관련해 삼성에피스 상무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가 구속됐다. 이들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사무실을 차려놓고 삼성전자 사업지원TF(미전실 후신)의 지시 하에 직원들의 컴퓨터 등 수사 단서가 될 만한 기록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