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고금리 카드론 영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카드론의 핵심 고객층이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인데 영업을 확대할 경우 이들의 상환 부담을 키우고 부실화될 수 있어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부진으로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 등이 카드론 수요로 몰리면서 은행들은 외형 성장에 대한 유혹으로 대출 경쟁에 나서는 상황인데, 김 행장이 ‘역발상’으로 접근한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행장은 최근 실무부서에 고금리 카드론 영업을 자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의 카드론은 3,000억원 규모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지만 외형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영업은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카드론 등을 확대하면 외형은 성장하겠지만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자칫 은행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포함한 신용카드사 카드대출의 연체율은 지난 2017년 말 2.27%에서 지난해 말 2.44%로 증가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 중에는 제2금융권이나 은행 등을 가리지 않고 여러 곳에서 대출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많아 카드론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면서 “과거 카드마케팅 부장을 지낸 김 행장이 카드론 연체율 등을 예의주시한 것은 이를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