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전기차·LCD 이미 韓추월...배터리·OLED는 턱밑 추격

LCD업계 부동의 1위 中 BOE

韓 텃밭 대형패널시장까지 위협

정부 지원 등에 업은 中철강사

포스코 등 국내업체 추월 임박

중국 선전의 비야디(BYD) 공장에서 직원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쓰일 브레이크 패드를 생산하고 있다.   /서울경제DB중국 선전의 비야디(BYD) 공장에서 직원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쓰일 브레이크 패드를 생산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 외에도 자동차, 전기차 배터리,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을 맹추격하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에다 보조금 지급, 해외 기업 규제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져 중국 기업의 기술력은 한국 기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전기차와 LCD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이 이미 한국 기업을 추월했고 전기차 배터리, OLED, 가전, 철강 등의 기술력도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업체의 기술발전을 상징하는 분야는 전기차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차 분야에서는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합종연횡과 인수합병(M&A) 등을 연이어 시도하며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볼보를 인수한 지리자동차를 비롯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도 전기차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 2003년 중소 자동차 업체를 인수하며 자동차 생산을 시작했고 배터리 기술을 접목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내놓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회사에 올라섰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비롯한 세제혜택과 인프라 확충 등 대대적인 지원을 해주며 전기차 시장을 키운 덕분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한국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중국 DFSK의 한국총판인 신원CK모터스는 가솔린 모델인 글로리580과 신형 iX5,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S513, 전기상용차 EC31·EC35를 올해 중 국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 SF모터스의 SF5도 오는 2020년 초 국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활약은 눈부시다.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올 1·4분기 기준 중국의 CATL이 23.8%로 1위를 기록 중이며 3위인 비야디도 15.3%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일각에서는 보조금에 힘입어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점유율이라고 평가절하하지만 이 같은 보조금 덕분에 지난 수년간 LG화학·삼성SDI 같은 글로벌 선두권 업체와의 기술격차를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파우치형 배터리의 경우 중국의 파라시스 같은 업체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와의 격돌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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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BOE는 이미 LCD 패널 업계에서 부동의 1위다. 올해 추가로 10.5세대 라인의 가동을 앞둬 한국의 마지막 남은 LCD 텃밭으로 불렸던 대형 패널 시장에서도 역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OLED도 안심할 수 없는 단계까지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BOE가 중국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인 ‘P30 프로’의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전량 공급하기로 한 것이 단적인 예다. BOE는 여세를 몰아 애플 공급사 지위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가전에서 중국 기업의 급부상도 예사롭지 않다. 서구 기술 기업에 대한 M&A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TV 업체인 하이얼의 경우 201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이탈리아 가전 명가인 캔디와의 합병을 마무리했다. 하이얼과 함께 중국의 3대 가전 기업으로 꼽히는 메이디도 이탈리아 에어컨 업체, 독일 로봇 제조업체를 연거푸 사들이고 있다.

중국 철강사들의 도전도 거세다. 아직 한국의 포스코나 유럽의 아르셀로미탈,일본의 일본제철이 앞선다고 하지만 2016년 중국 내 2위 철강사 바오산강철과 6위 우한강철이 합병해 바오우강철그룹을 출범하는 등 정부의 지원을 업고 덩치를 키우고 있다.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높은 철을 만드는 기술인 고망간강 제품 등 연구개발(R&D)에도 막대한 지금을 투입하며 국내 업체를 능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시진·양철민·박효정기자 see1205@sedaily.com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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