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행정특권" vs "의회모욕" 끝없는 특검보고서 공방

트럼프 '전체 공개' 거부하자

민주, 바 법무 '의회모욕' 가결

대통령 장남 의회 소환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특검보고서 전체본 공개 요구에 행정특권을 내세워 정면으로 맞선 가운데 민주당이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모욕죄를 적용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를 의회로 소환하는 등 특검보고서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대다수인 하원 법사위는 이날 바 장관의 의회 모욕 여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24표, 반대 16표로 가결했다.


만약 하원 전체표결에서도 의회 모욕 결의안이 승인되면 이후 형사·민사소송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보고서 전체본 공개를 위한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표결 후 “대통령이 법을 따르지 않고 의회에 대한 모든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적 위기”라고 말했다.



앞서 법사위는 바 장관에게 편집되지 않은 특검보고서 전체와 근거가 된 증거를 모두 제출하라고 자료요구 소환장을 보냈다. 그러나 바 장관은 시한인 지난 6일 오전까지 이를 내지 않았고 앞서 2일에는 법사위의 청문회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대신 바 장관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정특권 발동을 조언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실제 미 법무부는 이날 내들러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통령은 소환된 자료 전체에 대해 행정특권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에서 “내들러 위원장의 노골적인 권한남용에 직면해 법무장관의 요청에 따라 대통령은 행정특권을 보호하는 주장을 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CNN은 “특검보고서가 완전히 면죄부를 줬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공개를 막는 데 왜 그토록 열심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도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출석을 요구하며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 확대에 나섰다. CNN 등은 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트럼프 주니어가 의회에 출석하면 선거캠프 재정 문제와 관련한 법률 위반 등 ‘송곳 질문’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단순히 날조를 계속하고 싶어한다. 게임을 멈춰야 한다”는 글을 올려 러시아 스캔들을 파헤치려는 일련의 움직임에 거부감을 표명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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