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실물위기 금융부실 전이 우려... 2금융권 대출 더 옥죄는 당국

[금융위 2금융권 대출관리방안 발표]

신협·금고 집단대출 규제 강화

저축銀 주담대 분할 상환 목표 신설

판






지방 저축은행 35곳 중 21곳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급증하는 등 지역경제의 부진이 지역에 기반을 둔 금융회사의 부실로 빠르게 전이될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주택담보대출 등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부실 우려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손을 놓고 있다가 연체율 상승 등 가시적 전이 조짐이 보이자 부랴부랴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가격이 다시 오를 기미를 보이자 최근 정부의 신도시 추가 발표에 맞춰 2금융권 주담대 수요까지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지 4월15일자 1·3면 참조

9일 금융위원회는 신협과 새마을금고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저축은행과 캐피털은 주담대 분할상환목표비율을 새로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2금융권 가계·자영업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경우 내년 말까지 주담대 분할상환목표비율을 43%까지 끌어올리고 캐피털 등 여신금융 전문사는 올해부터 3년에 걸쳐 20%의 비율로 관리해야 한다. 그동안 은행·보험·상호금융권에는 주담대 중 일정비율을 만기일시상환이 아닌 분할상환으로 채워야 한다는 행정지도가 있었지만 저축은행·캐피털에는 이런 제한이 없었다. 상호금융조합의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집단대출 규제도 강화했다. 집단대출은 아파트를 분양하거나 재건축·재개발할 경우 이주비나 중도금 등을 일괄 취급하는 대출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집단대출 약정금액이 늘어난 신협에 대해 ‘동일사업장별 취급한도’ 기준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신협은 한 사업장에서 500억원이 넘는 집단대출을 할 수 없다.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이 규제비율(80~100%)을 초과하는 조합에 대해서는 신규 집단대출 취급이 금지된다.


지난 2017년 4월 이후 집단대출이 막혔던 새마을금고는 신협 수준 이상의 취급 기준을 적용하고 총대출 대비 집단대출 비중을 현 수준(7.4%) 이내로 관리한다는 고강도 규제를 전제로 신규 취급을 허용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새마을금고 전체의 평균 집단대출 비중이 7.4%를 넘으면 다시 집단대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아울러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중앙회와 공동 집단대출 상시관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분기마다 전 상호금융권 집단대출의 상세 현황을 파악하고 집단대출 급증, 건설경기 악화 등 리스크 요인이 발생하면 업권별 집단대출 관리 기준을 강화하거나 집단대출 취급 제한 등의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제2금융권 자영업대출 관리도 강화된다. 절대적인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데다 부동산·임대업 대출 쏠림현상도 심화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제2금융권 자영업 대출 증가율은 29.9%로 전년 말(44.0%)에 이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자영업대출 중 부동산·임대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3.5%에서 38.1%로 늘었다. 연체율도 증가해 금융부실로 전이될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제2금융권 자영업대출 연체율은 전년보다 0.19%포인트 오른 1.66%를 기록했으며, 특히 상호금융권은 같은 기간 0.74%에서 1.15%로 0.41%포인트 증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절대적인 연체율 수치는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증가율이 다소 오르고 있다”면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 자영업대출 및 부동산·임대업대출에 대해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취급계획을 수립하고 당국이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상호금융조합·저축은행 등의 자영업대출 연체율 상황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금융사 부실을 관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올해 총가계부채 관리 목표인 5%대에 맞춰 2금융권 가계대출을 최대한 억제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지방저축은행이나 지방은행 등의 연체율이 올라가는 등 실물위기가 금융부실로 전이되는 상황에서 뒷북 대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민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