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풍부한 유동성·안정적 인플레 감안때 신흥증시 급락 가능성 낮아

[머니+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

무역전쟁에도 신흥시장에 대한 기대 여전

이창민 KB증권 수석연구원이창민 KB증권 수석연구원






4월 신흥국 동향을 돌아보면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미국 S&P500은 연초 이후 16% 올랐고, 위기론이 끊이지 않았던 중국의 CSI300은 최근 급락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16% 상승했다. 중장기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망 개선에 따라 신흥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심리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나, 미국의 대중 관세 추가인상은 단기 돌발 악재임은 분명하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악재로 인해 글로벌 증시의 상승 강도는 크게 둔화됐다. 단기 관점에서는 기존과 동일한 수익률을 누리기 쉽지 않은 투자환경이다. 글로벌 신흥국 펀드는 3월 이후 순유출 기조를 지속 중 (중국 펀드는 월간 기준 4월 첫 순유출 전환)이며, 최근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도 지켜봐야 한다. 달러화의 강세 역시 신흥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5월 신흥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트럼프의 돌발 발언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과 중국 이외에 일본, 유럽과도 무역 분쟁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 학습효과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도 타격을 받는 극단적인 추가 행동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에서 지난해와는 다르다. 중국 인민은행이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해 중소형 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를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속도의 문제이긴 하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망 개선에 따른 신흥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심리는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시작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는 심리 및 고용지표 등의 회복으로 완화되고 있다. 안정적인 인플레이션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감안할 때, 지난해 이후 마이너스 성과 (MSCI EM 기준)를 이어온 신흥증시의 반등은 지속될 것이다.


인디아 총선은 큰 마찰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4차 투표까지 평균 68.2% 투표율로 2014년 총선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모디의 재선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과 경험적인 총선 랠리를 고려할 경우 향후 6개월 센섹스 지수 밴드 상단은 4만2,000포인트가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8배를 상회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발생하나, 기업실적 회복이 가격 부담을 완화시켜 줄 것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 모디노믹스 정책 지속은 인디아 주식 및 채권시장에의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추가 급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유가, 안정적인 루피 환율은 유가와 인디아 증시 간 역의 상관관계를 약화시키고 있다. 4월 CPI는 3%를 하회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반이 되고 있다. 다만, 4월 발표된 PMI는 51.7포인트로 2018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회복이 여전히 미진함을 나타내고 있다. 총선 이후 최소 3개월은 정책 모멘텀에 따른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총선 이후의 경기지표 반등이 지금과 같은 제한 또는 둔화세를 지속적으로 나타낸다면 투자심리 저하가 나타날 것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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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증시의 급락장이 연출될 가능성은 낮다. 증시 모멘텀이 부족한 환경 속에서 대내 요인보다는 대외 요인에 따른 변동성 장세를 전망한다. 기업실적 회복세가 3월 이후 지속되는 한편, 외국인 순매수세는 소폭 둔화되면서 증시 유동성은 하락했다. 외국인의 증시 내 기여도 역시 둔화되면서 4월 호찌민 증시 총 거래대금에서 외국인 비중은 1분기 평균(39%)을 하회하는 27%까지 축소됐다. 글로벌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강도 약화, 적정 수준의 밸류에이션, MSCI 모멘텀 약화 등 대내외 요인을 판단할 시 단기적으로는 좁은 구간의 박스권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올해부터 MSCI FM (프런티어마켓)에서 아르헨티나, 쿠웨이트가 빠지면서 발생하는 베트남의 간접적인 수혜도 있다. MSCI는 2018년 리뷰 보고서에서 MSCI FM 내 베트남 비중이 현재 17% 수준에서 20% 후반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발표하면서 베트남 종목 수가 30개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MSCI FM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자금이 크지 않기 때문에 향후 베트남 증시의 비중 확대에 따른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매수 수요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한편 4월에는 빈그룹 회장 팜 넛 브엉의 친동생 뇌물 사건, 응웬 푸 쫑 서기장 겸 주석의 건강 이상설 및 암살설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빈그룹은 시가총액 1위(11% 수준)를 차지하고 있으며, 빈 패밀리(빈홈즈, 빈콤리테일)로 확대할 경우 전체 증시의 25% 가량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막대하다. 시장에서는 빈그룹 스캔들의 확대 조사를 우려하고 있지만, 베트남의 긴밀한 정계 관계를 고려할 경우 꼬리 자르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3월 증시 부양책을 발표한 정부 입장에서도 당장 부패 척결을 정책 우선순위로 정하기에 이로울 게 없을 것이다./이창민 KB증권 수석연구원

이창민 KB증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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