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의 최종안을 내놓은 가운데 서울에서 공급하는 물량 대다수는 임대주택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7일 수도권 30만 공급계획 중 나머지 11만 가구 조성 방안을 내놓았고, 이 가운데 서울에선 1만 가구가 포함됐다. 서울시가 자투리 부지까지 끌어모아 택지로 편입했지만, 임대 위주의 주택공급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양1재정비촉진구역의 경우 절반 이상은 임대 주택이 될 전망이며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등은 분양물량이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 계획에 따라 서울에서는 총 4만 가구가량이 신규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지난 7일 발표한 3차 계획안에는 서울시 자투리 부지들이 대거 포함됐다. 서울시는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등 19곳을 활용해 총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사당역 복합환승센터(1,200가구), 창동역 복합환승센터(300가구) 등은 대부분 임대 주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분양 물량은 미정이지만 사당역, 창동역 환승센터에는 공공임대가 주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 역시 “지난해 9월 발표한 1차 택지 옛 성동구치소 부지는 사업비 보전을 위해 분양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사당역 환승센터 등은 시유지여서 사업비 부담이 크지 않아 임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당역 복합환승센터의 사업시행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서울교통공사가 함께 맡을 예정이다. SH공사는 지난해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기본구상 및 사업실행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고, 올 하반기에는 개발 계획을 확정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옛 KT 강북지역본부와 동부지법·지검이 있던 광진구 자양동 680-63일대 자양1 재정비촉진구역(1,363가구)에도 임대주택이 상당수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KT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넥스트커넥트피에프브이’가 시행을 맡고 있는데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사업 면적은 7만8,000㎡에 달하며 최고 49층 높이 7개 동으로 이뤄진 주거용 건물이 지어질 전망이다. 이곳에는 행복주택 300가구, 임대주택 432가구 등 총 1,363가구의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체 가구 수 중 임대 주택(732가구)이 절반이 넘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 외에도 빈집활용(400가구)물량은 100% 공공임대, 30~60가구 규모로 밝힌 주로 택지에 대해서도 공공임대 중심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3차에 걸쳐 발표한 공공택지와 상업·준주거지역 용적률 완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2022년까지 8만 가구를 도심에 공급할 예정인데 이 중 5만 가구는 임대 형식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 이 같은 임대 위주의 주택공급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등 역세권 부지는 1인 가구나 젊은 직장인들이 거주하기 알맞아 분양보다 임대가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공공임대로는 집값을 잡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박윤선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