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이 결코 완전히 비핵화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CBS방송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그들은 최소한 어느 정도의 적당한 핵 능력을 갖추는 것이 국가 생존과 김씨 왕조의 생존에 필수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게이츠 전 장관은 북핵 해결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화 노력을 “대담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3명의 전임 대통령이 재직한 지난 25년간 미국은 북한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손을 내밀고 개인적인 만남을 제안한 것은 분명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꺼낸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에 대해서는 “그들은 예전에도 그것을 제시한 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김정은이 핵시설의 일부를 폐기하는,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변화의 대가로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은 북한이 트럼프의 전임자들에게 했던 ‘우리는 조금 하고, 당신은 많이 한다’는 과거의 전략과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합의 없이 회담장을 떠난 것에 대해서는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왜나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핵 목록을 내놓지 않는 북한과 언제까지 대화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적어도 당분간은 유지해야 할 것 같다”, “핵실험이 없는 한 (대화의) 문을 열어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핵무기를 계속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현상유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것(대화)을 오래 끌고 나가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하고 ‘아들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년 12월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이후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유임돼 계속 재직하다가 2011년 6월말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