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청장은 14일 서울 금천경찰서를 현장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장에는 본청 간부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난 10일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현장 방문에 이어 나흘 만이다.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 벌어진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자제하기로 하면서 이번 방문을 비공식으로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과는 무관한 개혁과제 추진 현황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라며 “앞으로도 추가 현장방문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최근 경찰 내부의 여론을 의식해 민 청장이 연일 현장 행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찰 내부망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한 검찰 측 발언을 반박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1일 문무일 검찰총장의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면 경찰이 독점적 권능을 갖게 된다”고 발언한 후 검찰의 주장을 비판하는 발언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찰 수뇌부가 검찰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민 청장의 현장 방문도 이런 내부 분위기를 반영한 조치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논란이 계속되자 민 청장은 이날 경찰 내부망에 서한문을 올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놨다. 민 청장은 ‘전국의 경찰 동료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번에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안은 이러한 오랜 고민과 논의의 결과물”이라며 “국민이 요구하고 정부가 합의안을 통해 제시하고 국회에서 의견이 모아진 수사구조 개혁의 기본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에게 “최근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동료 여러분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며 향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민의의 장인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세부 안건에 대해서는 “경검 협력관계 설정 및 검사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의 1차적·본래적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 부여, 검사의 직접수사 제한이라는 원칙이 최종 입법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혜와 정성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성욱·손구민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