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포럼 2019] "말레이, 외국인 지분 100% 보유 가능…물류·의료보험도 지원"

신남방포럼-'상생 청사진' 제시한 베트남·말레이시아

하릴야리 말레이 국제무역부 부사무총장

"할랄생태계 갖춰 무슬림시장 진출 교두보 삼아야

전자기기·화학약품·의료기기·항공 등 진출 유리"

응우옌바끄엉 베트남투자청 부청장

"세계경제 빠르게 편입해 무관세 혜택 누릴 수 있어

아세안시장 지리적 요충지…바이오·에너지 등 유망"

본지가 14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주최한 ‘신남방포럼’에 참석한 동남아 국가들의 투자담당 공무원들이 강연 자료를 휴대폰으로 찍고 있다.  /이호재기자본지가 14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주최한 ‘신남방포럼’에 참석한 동남아 국가들의 투자담당 공무원들이 강연 자료를 휴대폰으로 찍고 있다. /이호재기자



문재인 정부가 무역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말레이시아는 신남방포럼 참석자들에게 국내 기업의 혁신성장을 위한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두 나라 모두 정치적으로 안정된 성장국가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말레이시아는 5~10년간 소득세 70~100%를 감면해주는 등의 구체적인 혜택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응우옌바끄엉 베트남투자청 부청장은 14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의 워커홀에서 본지와 KOTRA 주최로 열린 ‘신남방포럼’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은 새로운 투자 대안처가 될 수 있다”며 “오는 2020년 인구 1억명 돌파를 앞둔 베트남은 풍부한 인력, 저렴한 생산비용과 함께 무한한 시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대상국으로서 베트남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 경제에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끄엉 부청장은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높은 관세로 인해 중국 등에서 생산기지를 옮길 때 베트남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금까지 베트남은 11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유럽연합(EU), 아세안과의 FTA 협상을 조만간 완료할 것”이라며 “지난 1월 발효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CPTPP 참여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 무역의 15%를 차지하고 있어 베트남을 생산기지로 활용할 경우 이들 국가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끄엉 부청장은 “베트남의 지리적 위치는 다른 아세안 국가에 진출하기에도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정부는 투자 유치를 위해 행정개혁과 함께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끄엉 부청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외국인 직접투자(FDI) 관련법을 정비하고 투명성 제고, 투자자 보호 강화 등에 중점을 두려 한다”고 밝혔다. 또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의 생산력을 제고하는 한편 인프라·에너지·물류 체계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투자 유망 분야로는 바이오, 재생 가능 에너지, 부동산, 은행 및 보험, 농업 식품 가공, 소프트웨어 개발, 헬스케어, 제약 등을 꼽았다.


말레이시아는 ‘가장 경쟁력 있는 교역국’을 목표로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정책을 펴고 있다. 하릴야리 야콥 말레이시아 국제무역산업부 부사무총장은 “지난해 말레이시아는 독립 60주년을 맞았고 처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친기업정책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지난해 세계은행(WB)이 뽑은 투자자 보호 우수 국가 4위, 투자 경쟁력 22위, 경제성과지수 8위 국가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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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남방포럼’에서 우마르 하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가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권욱기자1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남방포럼’에서 우마르 하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가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권욱기자


특히 하릴야리 부사무총장은 외국인 투자 기업에 대한 혜택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외국인 투자 기업에 대해 5~10년간 70~100%까지 소득세를 감면해준다”며 “덜 개발된 분야에 대한 자본투자에는 60~100%의 재투자수당을 제공하고, 이러한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외국인이라도 제조업과 일부 서비스 분야에서 지분을 100% 보유하게 해준다”면서 “소득과 자본·이자·배당수익 또한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의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어 경영활동에 편리하다는 게 하릴야리 부사무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동해안 고속도로는 200㎞에 달하고 2020년까지 추가 고속도로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에서 두 번째로 분주한 항만을 보유하고 있고 18개의 산업자유지역 또한 설치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물류·관광·호텔·의료보험도 지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할랄 생태계는 한국 기업이 눈여겨볼 투자 포인트 중 하나다. 하릴야리 부사무총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식품·제약·화장품·의류 분야가 발전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에서도 할랄 생태계를 누리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에 유리한 분야로는 전자기기·특수화학약품·의료기기·바이오·항공·MRO·제약 등을 꼽았다.

김이재 한국동남아연구소 연구위원장은 이날 “‘경제의 봄’이 불어오는 동남아시아를 재발견함으로써 우리는 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며 “동남아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무슬림에 대한 편견이 심하지만 동남아의 이슬람은 아랍의 보수적 문화와는 달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면서 “필리핀 등 여성의 경제활동 수준이 높고 양성 평등적인 나라가 많아 한국 여성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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