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글로벌 경기 하방리스크 확대에 따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5%에서 3.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측한 3.3%보다 더 어둡게 본 것이다.
KIEP은 15일 ‘2019년 세계 경제 전망(업데이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재영 KIEP 원장은 “하반기 회복될 가능성도 있지만 수출 둔화가 전반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수출, 투자 등에 있어 과도하게 특정지역이나 특정품목 집중도가 높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KIEP가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낮춘 배경은 미중 무역분쟁 확대와 정책 불확실성 속에 미국의 성장 신호가 혼선을 빚고 있으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지연 속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세계 무역증가세 둔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추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최근 미중 갈등은 반영되지 않았는데 무역분쟁 심화는 지난해 대비 수출이 0.2~0.3%포인트 감소하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브렉시트 영향과 글로벌 교역 둔화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올해 전망치를 당초 1.8%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치와 동일한 2.3%로, 전년(2.9%)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등 신흥국도 대외여건 악화 탓에 성장세가 둔화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종전과 같이 6.3% 성장세를 전망했지만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 속에 달러화가 단기적인 강세 압력을 받고, 주요국 국채 금리는 하향세로 예상했다. 유가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공급 요인 탓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로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