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울포럼]'과학의 미래' 거대한 토론장...글로벌 석학·기업가 비전 나눠

■서울포럼이 걸어온 10년

"유명 연사들 명강연 듣자" 10회 걸쳐 1.2만명 청중 몰려

워즈니악·다이아몬드 등과 질문·답변 주고받으며 교류

과학영재 멘토링·지식의 성찬·한중포럼 등으로 규모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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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본지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처음 개최된 후 올해 10회째를 맞은 서울포럼은 세계 유수의 석학·기업가와 국내 청중이 만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 사이 누적 1만2,000여명의 청중이 전 세계에서 날아온 저명인사들과 무수한 질문·답변을 주고받으며 생각을 교류해왔다. 해마다 주제는 바뀌었지만 인류 발전의 토대가 되는 과학이라는 큰 틀 안에서 미래를 모색하는 거대한 토론장이라는 취지는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첫회인 ‘서울포럼 2010’은 ‘2010년 대한민국 그리고 그 이후(Korea in 2010 and beyond)’를 주제로 한국이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가 기조연설을 맡아 한국의 발전을 위한 12가지 처방전을 내놓은 가운데 고(故)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이 ‘미스터 폭스바겐’으로 유명한 카를 한 폭스바겐 명예회장과 한 무대에서 미래 산업 발전에 대해 토론해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쟁쟁한 연사들의 강연을 직접 들으려는 청중이 몰리면서 일부는 선 채로 강연을 경청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포럼 2011부터는 미래를 이끌어나갈 과학에 본격적으로 초점을 맞췄다. ‘과학기술이 미래다:창의, 융합, 소통’이라는 주제는 서울포럼 2010의 연장선으로 한국의 발전을 견인할 주요 분야는 결국 과학이라는 인식에서 탄생했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영상강연을 통해 행사장을 가득 메운 젊은 과학도들에게 “그 자체로 시(詩)이자 문학인 과학을 즐기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대표 과학자와 전국 과학고 학생들을 이어주는 ‘과학영재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기술 한류, 산업 한류의 현황과 미래를 조망했던 서울포럼 2012에 이어 서울포럼 2013에서는 고(故) 이병철·정주영 회장 등 한국의 고속성장을 견인한 기업인들을 재조명하고 융합과 혁신을 통한 기술발전과 국가 성장방안을 모색했다. 서울포럼 2014는 마이클 홀리 전 MIT 미디어랩 교수,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뉴즈성 칭화대 교수 등이 연단에 올랐다.


미치오 카쿠 뉴욕시립대 석좌교수, 니나 탠던 에피본 최고경영자(CEO),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 등이 참석한 서울포럼 2015부터는 행사 규모가 대폭 커졌다. 각 세션 외에 부대행사로 ‘한중포럼’이 신설됐으며 ‘열린 포럼’을 표방하며 강연자와 청중이 직접 만나는 ‘지식의 성찬’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포럼 본행사는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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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바이오:미래 한국의 생존열쇠’를 주제로 잡은 서울포럼 2016은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로봇 산업의 권위자 이시구로 히로시 오사카대 교수 등 스타 연사들이 장식했다. 다이아몬드 교수 강연에서는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가 보낸 영상질문에 직접 답하는 형식으로 두 학자의 보기 드문 질의응답이 연출됐다. ‘한중 바이오포럼’ ‘한중 바이오메디컬포럼’ ‘한중 하이테크포럼’으로 세분화된 한중포럼에는 80여명의 중국인 기업인이 참석해 한국 기업인들과 얼굴을 맞댔다. 서울포럼 2016의 네이버 TV캐스트 생중계에는 이틀간 1만4,000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이어 서울포럼 2017은 교육 패러다임 혁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소프트 인프라’를 주제로 개최됐다. 부대행사인 한중 비즈니스포럼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로 한중관계가 경색된 와중에도 중국 기업인 30여명이 참석해 양국 경제협력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열린 서울포럼 2018은 한발 더 나아가 미래 한국을 위한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자레드 코헨 구글 직쏘 CEO는 “구글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직원들이 업무시간의 일부를 호기심을 느끼는 분야에 할애하도록 한 것”이라며 자율적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해 청중의 공감을 이끌었다. 한중포럼은 중국 벤처캐피털(VC) 관계자, 스타트업 창업자 등 50여명의 중국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중국 VC와 한국 스타트업 간 1대1 매칭 행사가 진행됐다.

첫 서울포럼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미래 발전을 위해 한국이 안고 있는 대다수의 과제는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다. 기본(basic)으로 다시 돌아가 고민하고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서울포럼 2019의 주제,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으로 이어졌다. 한중포럼은 조금 옆으로 눈을 돌려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아우르는 ‘신남방포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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