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여러 악재를 겪으며 낙폭을 키워왔던 바이오업종의 주가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1·4분기 실적과 인수합병(R&D) 호조에 힘입어 하반기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에 대한 R&D 지원과 규제 개혁 공언도 주가 반등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0.26%)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1.14%)를 비롯해 종근당홀딩스(7.28%), 동아에스티(3.32%), 유한양행(000100)( 2.4%) 등 유가증권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주가 동반 상승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93 %), 헬릭스미스(6.16%), 에이치엘비( 4.59%) 등 코스닥 시총 상위 바이오주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초 잇따른 국제 학회에서 기술력을 검증받은 제약·바이오업종은 최근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검찰 수사 본격화 등으로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지난 1월 말 대비 12.42% 하락하며 같은 기간 -5.08%인 코스피지수 수익률보다 낮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침체기에 빠졌던 제약·바이오주의 최근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06.7%, 42.9%씩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폐암 신약 후보 ‘레이저티닙’의 기술 수출 효과가 기대되는 유한양행(7,850%)을 비롯해 셀트리온헬스케어(49.5%), 대웅제약(069620)(80.6%) 등 역시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티슈진발(發) 악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영향이 사그라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법원이 증권선물위원회의 제재 효력 정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삼성바이오의 손을 들어주면서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연초부터 바이오헬스산업에 대해 육성 의지를 강조하는 것은 주가의 받침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바이오헬스산업은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할 수 있는 분야”라며 “R&D, 규제 혁파 지원 등에 역점을 둔 종합적 혁신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1월 2억2,000만달러였던 국내 기업의 의약품 수출은 2월 2억9,500만달러, 3월 4억달러로 매달 30% 이상 늘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약 개발의 다변화로 연간 필요한 항체의약품 생산 규모 확대에 따른 위탁생산(CMO) 사업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강화 의지에 따라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미국 리베이트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