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터키, 외환거래세 부과…“리라 방어·세수확보 목적”

외환 판매자에 0.1% 부과

전 중앙銀총재 “통화 방어 못한 정부가 세금 동원"

시장 “외국인 투자자에 부정적 신호 줄 수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터키가 10년 만에 외환거래세를 부활시켰다. 자국 통화인 리라 가치 급락을 막고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기습적으로 세금을 물린 것이다.

터키 정부는 외환 판매자에게 외환거래세(BSMV)를 0.1% 세율로 부과하는 내용의 대통령 행정명령을 15일(현지시간) 관보에 발표했다.

외환거래세는 외환 판매자에게 부과되지만 은행 간 거래, 재무부를 상대로 한 거래, 외환 부채를 은행에 상환하는 거래에는 예외적으로 부과되지 않는다.


터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외환거래세는 역외 계좌 등의 부작용을 근절하고자 폐지된 지 10여년 만에 부활했다. 외환거래세 부활은 환투기를 차단하고 외환 수요를 제한해 리라화 가치 하락을 억제하는 동시에 세수를 확충하려는 의도로 시행됐다.

관련기사



외환거래세는 터키 정부가 정공법인 금리인상 대신 채택한 여러 다른 수단 가운데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006∼2011년에 터키중앙은행 총재를 지내고 현재는 야당 좋은당(IYI Parti) 부대표를 맡은 두르무시 이을마즈는 이날 트위터에 “토빈세가 돌아왔다”며 “인플레이션 통제로 통화를 방어하지 못하는 정부가 세금을 동원해 국민이 외환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토빈세는 경제학자 제임스 토빈이 주창한 외환거래세를 말한다. 투기성 외환거래를 막는 규제방안으로 주로 거론된다.

터키리라화 가치는 작년에 미달러 대비 36%나 평가절하됐고, 올해 들어 14일까지 13%가량 하락했다.

이번 조치로 연간 10억∼40억리라(2,000억∼7,900억원)에 이르는 세수 확충 효과가 예상됐다.

투자 전문가들은 외환거래세가 임기응변에 불과할 뿐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크레디아그리콜 CIB의 신흥시장 전략가 기욤 트레스카는 블룸버그에 보낸 이메일에서 “외환거래세는 외국인의 터키 투자의욕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창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