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5월 세종과 부산에서 대규모 분양 물량이 집중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무려 3,200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7년 만에 동시 분양에 돌입하고, 지난해 조정대상지역에서 탈출한 부산 진구에서는 대림산업과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 대형사 3사가 비슷한 시기에 분양에 나선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 된 시기인 만큼, 어느 건설사의 어떤 단지가 더 많은 수요를 끌어모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입지와 브랜드 등 모든 카드를 꺼내놓고 건설사 간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세종시 3,256가구 7년 만의 ‘동시분양’=세종시는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미분양이 단 한 건도 없는 지역이다. 각 정부 부처기관들의 이전이 완료되고 안정화에 접어든 2016년 이후부터 인구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세종시의 아파트 미분양 가구 수는 ‘제로(0)’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24일 만큼은 세종 분양 시장도 팽팽한 긴장이 감돌 것으로 보인다.
세종 4-2생활권에서 무려 3,256가구가 동시 분양에 나서기 때문이다. 세종시에서 동시 분양은 7년여 만이다. 무엇보다 당첨자 발표일이 같아 중복 청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기 단지에 청약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실수요자라면 중심상업지구, 학교 등 입지 비교와 분양가, 설계 등 사업장 개별 경쟁력을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24일 동시 분양을 진행하는 단지를 상세히 살펴보면, 3개 사업장 5개 단지, 3,256가구다. 업체별로는 중심상업지구와 가장 인접한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 컨소시엄의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M1·M4블록)’ 1,210가구를 비롯해 한신공영·금성백조주택 컨소시엄의 ‘세종 더휴 예미지(L1·L2블록)’ 846가구, GS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의 ‘세종자이 e편한세상(L4블록)’1,200가구 등이다.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이 들어서는 M1블록 인근에는 간선급행버스 BRT정류장(예정)이 위치해 세종시 전역을 약 2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M1블록 옆에는 초등학교(부지예정), M4블록 옆에는 중학교(부지예정)가 신설될 계획이다. 세종 더휴 예미지는 괴화산 근린공원과 삼성천 인근에 위치해 있어 자연환경이 쾌적하며 세종 자이 e편한세상은 단일 블록 최대 규모이자 단지 뒤로는 괴화산이, 단지 옆으로는 삼성천이 가깝다.
이들 단지가 들어서는 세종 4-2생활권은 국내외 대학과 연구기관, 첨단기업들이 들어서는 산학연 클러스터로 조성된다. 약 200여개의 기업이 입주 예정인 ‘세종테크밸리’를 비롯해 2023년 준공 예정인 약 60만㎡ 규모의 ‘공동캠퍼스’등이 들어선다. 공동캠퍼스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충남대 등이 입주를 확정했고 이밖에 국내외 유명 대학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 건설업계 빅3 맞붙는 부산 진구=최근 1년 사이 미분양이 두 배 가량 늘어나며 분양 시장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부산에서도 공급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5·6월에는 부산 진구에서만 대형 건설사 3사가 분양 경쟁에 나서 눈길을 끈다.
우선 대림산업이 전포1-1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e편한세상 시민공원’을 5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부산진구 전포동 15-2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35층 17개 동으로 건설된다. 전용면적 59~107㎡로 지어지며 1단지 1,286가구, 2단지 115가구 등 총 1,401가구다. 부산지하철 1호선 부전역과 양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부전역은 복합환승센터로 개발될 계획이다. 6월에는 삼성물산이 연지동 250번지 일대를 재개발한 ‘래미안 연지 어반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최고 33층, 21개 동에 2,616가구가 들어서며 이번에 분양하는 물량은 이 중 1,360가구다. 삼성물산은 미래형 스마트홈 시스템인 ‘래미안 사물인터넷(IoT) 홈랩(Home Lab)’을 이 단지에 처음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롯데건설도 가야3구역을 재개발한 ‘가야3롯데캐슬’ 분양을 준비 중이다. 935가구를 공급하는 이 단지는 부산지하철 2호선 동의대역이 가깝다. 인근에 대형 마트 등 편의 시설이 풍부하고 가야초·가평초·개성중·가야고 등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공급 과잉이 우려되지만, 건설사들은 진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 규제가 완화된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덕분에 청약 통장 가입 후 6개월이 지나면 1순위 청약 자격을 얻는다. 또한, 만 19세 이상이면 세대주, 5년 내 주택 당첨 이력 등과 무관하게 청약을 넣을 수 있다. 전매제한기간도 6개월~1년으로 짧은 편이다.
올 들어 미분양이 이어지던 부산에서 최근 1순위 마감한 단지가 나왔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지난 13 청약 1순위 접수를 받은 힐스테이트 명륜 2차는 686가구 모집에 2,126건이 접수돼 평균 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전까지 부산은 부동산 침체 여파로 올해 2개 단지가 분양돼 모두 미분양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