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인왕 함정우(25)에게 SK텔레콤 오픈은 잊을 수 없는 대회다. 지난해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날 5타나 잃은 끝에 결국 공동 15위로 마감했다. 최종일 경기 운영에서 신인 티가 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함정우는 올해도 SK텔레콤 오픈 최종 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맞았다. 결말은 완전히 달랐다. 4라운드를 앞두고 “이번에는 지난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입술을 앙다물었는데 다짐처럼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함정우는 19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 하늘코스(파71)에서 끝난 SK텔레콤 오픈에서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3위와 1타 차 공동 선두로 나서 2타를 줄였다. 살얼음 승부를 2위와 2타 차로 마무리했다. 정지호와 3라운드 공동 선두 이수민이 11언더파 공동 2위로 마쳤다.
초반에 버디 2개를 잡았지만 이내 보기 2개로 전반을 이븐파로 마친 함정우는 11번홀(파4) 7m 버디로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13번홀(파4)이 결정적이었다. 120m 거리에서 친 두 번째 샷이 홀로 숨는 샷 이글이 터졌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내달린 함정우는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마지막 두 홀을 파로 마치며 2년차에 데뷔 첫 우승을 달성했다.
함정우는 이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최종 라운드 복장처럼 빨간 셔츠와 검정 바지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지막 날 우승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우즈를 연상시키는 옷을 골랐다”고 했는데 바람대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쳤다. 강한 바람에 상당수 선수들이 스코어를 잃은 3라운드에 1타를 줄이면서 선두로 나섰던 것도 우승의 밑바탕이 됐다.
상금 2억5,000만원을 거머쥔 함정우는 상금랭킹 2위에 이름을 올렸고 2023년까지 4년간 투어 카드도 보장받았다. 함정우는 “작년에 비해 그래도 경험이 쌓인 덕분에 다른 선수 버디에 흔들리지 않고 제 스코어에만 집중하는 법을 익혔다”고 말했다.
유럽 투어에서 돌아온 2015년 신인왕 이수민은 이븐파에 그쳐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전날 353야드짜리 파4 홀에서 1온에 성공했던 재미동포 장타자 김찬은 2타를 잃고 8언더파 공동 8위로 마쳤다.
이날 49번째 생일을 맞은 최경주는 1~3번홀 연속 버디 등 버디 5개와 보기 5개로 이븐파를 쳐 최종 2언더파 공동 28위로 마감했다. 혹독한 체중 감량과 자기관리로 아이언 샷 거리가 20야드나 늘었다는 최경주는 “새 출발을 위해 지난 1년간 몸과 스윙을 재정비하던 작업이 이제 완성 단계”라며 “4라운드를 치르면서도 체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