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생상품 고객 유치가 치열해지는 가운데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해외선물 투자에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전문인력이 직접 발로 뛰며 고객을 확보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하나금융투자는 증권사 중 유일하게 유사해외통화선물 손익계좌 비율 중 수익계좌 비율이 손실 계좌 비율보다 높았다. 올해 1·4분기 기준 수익계좌 비중은 56%로 손실계좌(44%)보다 12%가량 많았다. 유사해외통화선물 손익계좌 비율을 공시한 5개 증권사 중 수익계좌 비중이 가장 낮았던 증권사의 수익계좌가 29%에 그친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타사 계좌 3분의 2가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할 동안 하나금융투자 보유 계좌만이 절반 이상이 수익을 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장에서 전문가와 고객 간 접점을 확보한 것이 수익계좌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해외파생 관련 부서를 본사에 두고 관리한다”며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본사 해외증권실 출신들을 영업점에 다수 배치해 고객과의 채널을 많이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문인력들이 영업점 방문 고객은 물론 직접 고객들을 찾아 나선 것이 효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 하나금융투자는 업계 ‘큰 손’들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거래하는 개인투자자들로, 수익률이 좋아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선물거래 손실률이 큰 이유로 지식과 정보의 부족을 꼽는다. 소위 일부 전문가 위주의 ‘그들만의 리그’를 확장한 것이 하나금융투자의 차별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해외파생상품 매매에 특화된 거래시스템’을 특징으로 꼽기도 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부진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해외파생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올해 1·4분기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선물 거래대금은 1,422조원을 넘어섰고, 이중 개인투자자 거래대금만 1,00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선물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손실 가능성도 커져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FX마진과 해외 장내파생상품 거래에서 2018년 1·4분기 기준 약 67%의 개인 계좌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했고, 집계된 손실 금액만 1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