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올 하반기부터 기업 신용평가에 인공지능(AI) 분석 기술을 적용한다. 사후검증 업무에 우선 도입할 계획인데 이 같은 도전이 신용평가 시장에 불러올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의 최근 화두는 AI와 기업신용평가 간 융합이다. 신용평가는 방대한 기업 정보와 회계 데이터 등을 분석해 이뤄진다. 이런 작업은 그동안 인간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설계된 신용평가 모형이 담당해왔다. 하지만 AI가 머신러닝·딥러닝을 기반으로 진화하면 스스로 각종 정보를 취합·분석할 수 있게 되자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인간보다 AI가 진행하는 기업 신용평가가 더 정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S&P·무디스·피치 등 국제 3대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말 미국 뉴욕에 모여 이 문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AI 분석업체 ‘켄쇼’를 약 6,000억원에 인수한 S&P가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올 하반기 3대 평가사 가운데 최초로 기업신용평가에 AI를 적용한다. 반면 무디스·피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오너 리스크 등 정성적 요인을 AI가 분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회의를 참관한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제신평사들은 시기에만 이견이 있을 뿐 두 영역 간 융합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런 국제적 논의가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국내 업체들도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