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흑인 억만장자가 수백 명에 달하는 흑인 대학 졸업생의 학자금대출을 전액 갚아주기로 해 화제다.
모두를 놀라게 한 ‘깜짝’ 선물을 내놓은 이는 사모펀드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F 스미스다. 그는 19일(현지시간) 흑인 대학으로 유명한 조지아주 애틀랜타 모어하우스대 졸업식에 연사로 참석해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자란 스미스 CEO는 백인이 다수였던 모교 ‘카슨초등학교’로 향하던 13번 버스를 잊을 수 없다며 축사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이 나라에서 8대를 이어온 가족을 대표해 당신이 탄 버스에 조금이나마 연료를 채워주고 싶다”며 “우리 가족은 여러분의 학자금대출을 갚기 위해 지원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 후 억대의 학자금을 떠안아야 했던 졸업생들은 뜻밖의 선물을 안겨준 스미스 CEO를 향해 “MVP”를 외치며 열광했다. 데이비드 A 토머스 모어하우스대 총장에 따르면 스미스 CEO가 396명의 졸업생을 위해 갚아줘야 할 학자금은 약 4,000만달러(477억원)에 달한다.
스미스 CEO는 환호하는 졸업생들에게 학위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며 “나는 여러분이 선행을 이어가리라고 확신한다. 우리 모두에게 ‘아메리칸드림’의 기회가 있다”며 사회에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44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미스 CEO는 지난 2015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최고 부자에 올랐다. 그가 2000년 설립한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의 자산 규모는 460억달러에 달한다. 코넬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는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했다.
올해 초 모어하우스에 15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스미스 CEO는 이날 이 대학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어하우스대는 미국의 대표적인 남성 흑인 대학으로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영화배우 새뮤얼 L 잭슨 등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