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재선 1주년 맞은 마두로, ‘野 장악’ 의회 조기 선거 제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FP연합뉴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FP연합뉴스



재선 승리 1주년을 맞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의회 조기 선거 카드를 꺼내 들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재선 승리 1주년 기념 집회에서 “우리는 지난 5년간 합법화되지 않은 유일한 기관을 합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선거를 통해 우리 자신을 스스로 판단하겠다”며 “우리는 국회의원 선거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 집회에는 붉은 옷을 입은 친정부 성향의 시민 수천 명이 참석,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의 깃발을 흔들며 자축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승리를 위한 행진’, ‘트럼프, 베네수엘라를 봉쇄하지 말라’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치켜들며 마두로 정권 축출 의도에 따라 가해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잇단 경제 제재를 비난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지난 2015년 말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의회를 장악한 뒤 마두로 정권 퇴진을 압박해왔다. 차기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는 2020년 말에 치러질 예정이다. 대부분의 서방 국가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끄는 국회를 베네수엘라에서 유일한 합법적 민주 기관으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마두로 대통령은 조기 의회 선거 날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의회와 대립이 격화하자 구체적인 사항을 언급하지 않은 채 의회 선거일을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일부 야권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작년 5월 2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68%의 득표율로 승리, 지난 1월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지난 1월 23일 작년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벌여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향해 정권 붕괴를 바라는 미국의 후원을 받는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중국, 쿠바 등의 지지와 군부의 충성을 토대로 맞서면서 정국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이도 의장은 지난달 30일 수십명의 군인과 함께 군사봉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군부의 지지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

군사 봉기 실패 후 정보 당국은 과이도 의장의 측근들을 체포했으며 대법원은 반역과 음모 등의 혐의로 의원 14명의 면책특권을 박탈했다. 면책특권을 박탈당한 의원들은 국외로 도망치거나 카라카스에 있는 외국 대사관 시설로 피신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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