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석달새 정제마진 2弗대 뚝...정유업체 실적 먹구름

1년새 1/3 수준으로 떨어져

배럴당 4弗은 유지돼야 수익

2분기 영업손실 우려도 나와




국내 정유사 수익의 핵심 지표인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석달만에 2달러 대로 떨어져 정유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정제마진이 7.0달러였다는 점에서 1년 사이에 정제마진이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라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

21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5월 셋째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2.8달러로 올 2월 셋째주 2.7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석달만에 2달러 대로 내려앉았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최소 배럴당 4달러 이상은 유지돼야 수익이 난다.


이 때문에 올 2·4분기에서 정유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1·4분기에도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하면 할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실제 지난 1월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10년만에 배럴당 1달러 대로 떨어졌으며 2월에도 평균 2달러 대에 머물렀다. 3월에는 4달러대로 반등하긴 했지만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구조였다. 이 같은 수익구조에도 불구하고 올 1·4분기에 급격한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원유 도입과 제품 출하 시기 차이에 따른 효과)’를 바탕으로 정유 부문에서 간신히 이익을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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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올 2·4분기에는 미·중 간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유가가 사실상 정체 상태라 래깅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다음달에도 2달러 대를 유지한다면 올 2·4분기에 정유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며 “정제마진이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일”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5월이 차량 운행이 많아지는 이른바 ‘드라이빙 시즌’ 임에도 불구하고 정제마진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답답함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정제마진 하락의 원인으로는 경질유 위주인 셰일오일 공급 과잉이 첫 손에 꼽힌다. 셰일오일 덕분에 미국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2016년 890만 배럴에서 2017년 940만 배럴, 2018년 1,090만 배럴, 올해는 1,200만 배럴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셰일오일을 정제하기 위한 미국정유사들의 공장 가동률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실제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정제 공장 가동률은 지난 3월부터 두달여 동안 80%대를 유지했지만 이달 둘째주에는 90.5%로 다시 치솟았다. 이처럼 미국산 값싼 휘발유 등이 과잉 공급되는 반면 미·중 무역 분쟁으로 정유제품 수요는 되레 줄어들고 있어 마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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