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64·사진)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다.
IOC는 23일(한국시간)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 회장을 비롯한 10명을 신규 위원으로 추천하고 오는 6월 24~26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134차 총회에서 투표로 신규 위원을 선출한다고 발표했다. 집행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신규 위원 후보가 총회 투표에서 낙선한 적은 거의 없다. 박철근 대한체육회 사무부총장은 “이 회장이 사실상 IOC 위원으로 선출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 뽑히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OC 위원은 유승민 선수위원과 함께 두 명으로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대 초반 고(故) 김운용 위원, 박용성 위원, 이건희 위원 등 세 명의 IOC 위원을 앞세워 적극적인 스포츠 외교를 펼쳤으나 현재 유 선수위원만 남았다.
이 회장의 신규 IOC 위원 선출로 한국 스포츠는 새 도약의 기회를 맞는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3명으로 가장 많은 IOC 위원을 뒀고 일본은 와타나베 모리나리 국제체조연맹(FIG) 회장 한 명뿐이다. 북한은 장웅 전 위원이 지난해 정년으로 퇴임한 뒤 새 위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합친 통합 대한체육회의 수장으로 선출된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수장 자격으로 IOC 위원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115명이 정원인 IOC 위원은 개인 자격(70명), NOC,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 8년 임기의 선수위원(이상 각 15명)으로 이뤄진다.
이 회장은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등 당면한 과제가 많은 만큼 IOC 위원으로 최종 선출되면 체육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