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최근 포스코 열연에 대한 상계관세(수출국 보조금으로 피해를 본다고 판단될 때 부과하는 관세)를 41.57%로 확정했다. 이번 판정은 현지 행정법원 격인 국제무역법원(CIT)에서 상무부가 고율 관세 산정의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재산정을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상무부는 앞서 지난 2016년 한국산 열연에 대한 원심에서 포스코 제품에 58.68%의 상계관세를 물린 바 있다.
최초 판정보다 16%포인트가량 낮아지기는 했지만 업체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내 열연 가격이라도 뛰면 부담을 덜겠지만 시장 상황은 정반대”라며 “50%든 40%든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미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열연 가격은 쇼트톤(907㎏을 1톤으로 하는 계산단위)당 62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 하락했다.
미국이 포스코 열연을 빌미로 다른 업체의 철강재에도 문제 제기를 하는 터라 아쉬움이 크다. 상무부는 한국산 강관에 포스코 열연이 주소재로 사용됐다는 점을 거듭 지적하고 있다. 실제 이달 넥스틸·세아제강 등이 수출하는 유정용 강관에 최대 32.24%의 관세를 매기면서 이 같은 논리를 또다시 꺼내 들었다.
강관은 2017년만 해도 대미수출 규모의 절반(17억달러) 가까이를 차지하던 핵심제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쿼터제의 영향으로 수출 규모가 9억달러로 반토막 났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이 포스코산 열연을 핑계로 개별 제품에 추가 관세까지 매기려 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지 법원 판결에서도 고율 관세를 피하지 못하자 업계는 다음 심사 때 관세율이 내려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상무부는 연례재심에서 원심 때 관세를 부과했던 제품의 관세율을 다시 산정한다. 열연에 대한 1차 연례재심 결과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상무부의 연례재심 최종결과까지 한시적으로 유효한 것이어서 최종판정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이 연례재심을 앞두고 내놓은 예비판정에서 1%대의 관세율을 매긴 만큼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