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투자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며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다시 시동을 건다. 지난해 시장과의 소통 부족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좌절된 경험을 올해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23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2일 서울에서 열린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투자자들과 현대차그룹 등 모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또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한다”며 “수익을 최대화하고 수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에서 투자자의 목표와 현대차그룹의 목표가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다시 추진하기에 앞서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5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하면서 “여러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또 이번 대담에서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과 관련해 “좋은 투자자들을 유치해 공동개발하고 수익을 창출해 현대차그룹의 핵심 사업에 재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동 부지를 선택한 것은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은 핵심 사업인 자동차 분야에 주력해야 하므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관심을 가진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객 중심주의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서비스·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 자문하고 있다”면서 “고객중심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모든 직원은 고객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의 미래 트렌드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공유를 희망하고 있다”며 “우리의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R&D의 효율성 증대가 중요하다”며 “파트너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미래 성공 요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