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같은 서비스인데 왜 국내기업만 규제하나"… 카카오 대표 작심발언

공정위·중견그룹 CEO 간담회

김상조(앞줄 왼쪽 네번째)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대기업 전문경영인들과 만나 손을 잡고 있다. /성형주기자김상조(앞줄 왼쪽 네번째)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대기업 전문경영인들과 만나 손을 잡고 있다. /성형주기자



“구글 등과 같은 서비스를 개시해도 국내 기업만 규제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와 중견그룹 전문경영인(CEO) 간담회.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작심한 듯 ‘역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여 대표는 모두발언 시간에 김상조 위원장을 향해 “카카오는 토종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으로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글로벌 기업들은 역외적용을 받지 않아 국내 기업들만 규제를 적용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기존 모델과 부딪히는 경우도 있다”며 “과거 환경에서 좋은 뜻으로 만들어진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탄생과 발전을 막기도 한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와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공유차량 서비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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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장관과 업계 대표와의 간담회는 모두발언만 공개된 뒤 바로 비공개로 전환된다. 장관과 대표들 간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다. 간담회 후에는 해당 부처에서 민감한 내용을 뺀 대략적인 논의 내용만 발표한다. 이런 점에서 여 대표가 기자들이 지켜보는 모두발언 시간에 ‘역차별’ 발언을 쏟아낸 것은 이례적이다. 기자들 앞에서 보란 듯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위원장을 향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여 대표의 발언에 김 위원장은 “산업 환경 변화에 발맞춰 규제를 유연하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이후 브리핑에서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에 대해) 과거의 기준을 경직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국내외 기업 간 어떤 차별도 없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역차별 문제에 대해) 고민을 나누고 있다”며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인식 차이를) 좁혀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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