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의 상반기 공개채용이 진행 중인 가운데 취업준비생들은 이미 올 하반기 공개채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은 전반적 채용 방식을 비롯해 회사별로 뽑는 직군은 무엇인지 등 정보에 목이 마르다. 이에 진학사의 취업정보 사이트 캐치(CATCH)의 도움을 받아 주요 10대 그룹들이 어떤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하는지에 관한 전반적 경향을 소개한다. 더불어 각 그룹별로 두고 있는 이른바 ‘무(無)스펙’ 채용 전형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재계 순위 독보적 1위인 삼성그룹은 지난 2017년을 마지막으로 그룹 공채를 없애고 계열사별로 채용을 진행한다. 삼성 계열사에서 매년 뽑는 신입사원은 총 8,000~9,000명 선으로 알려져 있으며 작년에는 향후 3년간 4만명을 직접 고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입사원으로 뽑는 직급 가운데 5급은 고졸채용, 4급은 전문대졸채용, 3급은 대졸 채용이다. 3급 채용은 관계사 간 중복 지원이 안 되며 학점 제한은 없다.
삼성 계열사에 입사하려면 직무적성검사 ‘GSAT’을 통과해야 한다. 연구개발, 기술·설비, 영업마케팅, 경영지원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며, 언어력·수리력·추리력·시각적사고 4개 영역 110문항을 115분안에 풀어내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상식 과목이 제외된 대신 직관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을 검증하는 문항들이 어려워졌다. 소프트웨어(SW) 직무의 경우 GSAT 대신 역량테스트를 보며, 지난해 테스트 과목은 C, C++, 자바, 파이썬 등이었다. 디자인직은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심사받게 된다. 그 다음 종합면접은 직무역량면접, 창의성면접, 임원면접을 모두 일대다 방식으로 하루 만에 소화한다. 직무역량면접은 주제 3개 중 1개를 골라 30~40분 준비한 다음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창의성면접은 주어진 문제에 대한 풀이 시간 40여분을 준 후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다. 김준석 진학사 캐치본부장은 “삼성그룹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GSAT라는 1차 관문을 우선 통과해야 하는 만큼, 지원 계획이 있으면 공채 시작 전에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별로 채용하는 직군과 채용 방식은 다양하다.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기술·설비, 영업마케팅, 디자인, 경영지원, SCSA(소프트웨어 비전공자를 채용해 교육을 통해 개발자로 키우는 채용제도) 직군을 뽑는다. 반도체·네트워크·생활가전 등 사업부문을 먼저 선택한 후 원하는 세부직무에 지원해야 하기에 사업부문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 필요하다. 지난해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공채로 선발한 인원 약 1만명 중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만 4,500명 가량 채용했다. 중국어학점수가 있는 경우 우대받는다.
상사·패션·건설·리조트 등 사업부문이 다양한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 상사 부문에서 해외영업, 패션 부문에서 리테일영업·경영지원, 건설 부문에서 기술·경영지원, 리조트 부문에서 조경시공·코스관리·경영지원 등을 채용했다. 상사부문의 해외영업은 일반영업, 기술영업 모두 전공 무관이지만 기술영업 쪽은 이공계를 우대한다. 패션부문에선 리테일영업은 영업과 유통전략 수립 및 국내 영업점 브랜드 관리를 맡는다. 신입패션 전문인력(디자이너, 모델리스트)의 채용은 매년 상반기에 별도로 진행된다. 건설 부문의 기술직은 설계·시공·사업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삼성SDS는 SW, 사용자경험(UX)디자인, 경영지원, SCSA로 채용을 진행한다. SW와 SCSA의 차이점은 지원자격으로, SW 직군은 이공계 내 6개 전공만 지원할 수 있지만 SCSA 직군은 인문계·자연계 전공이 지원할 수 있다. 기타 공학 전공자의 지원은 제한된다. SCSA 직군은 채용할 때 전공보다 태도를 중시한다고 평가된다. 이 직군은 직무역량면접에서 포트폴리오 면접을 본다. 본인이 왜 SW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5분 정도 발표하며, 알고리즘 관련 문제도 풀어야 한다.
삼성화재는 대졸공채로 영업관리·손해사정 직무를 채용한다. 영업관리는 상담, 시장조사, 전략수립 등 거래처 및 보험설계사(RC) 조직관리를 맡는다. 손해사정은 발생하 사고에 관한 자료 수집, 조사, 분석을 통해 손해액 및 보험금을 산정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삼성화재의 인성면접은 합숙면접으로 1박 2일간 진행되며, 개인별 면접 방식이다. 호텔신라는 삼성그룹의 유일한 유통사업체로 면세사업부에서는 온·오프라인 매장 관리 및 마케팅, 물류운영, 모바일·웹 UX 기획 및 관리, 회계와 세무, 매장 디자인 기획·설계 등을 뽑는다. 호텔&레저사업부는 객실·프론트 담당 서비스직, 모바일·웹 UX 기획 및 관리, 경영지원 등의 직무가 있다. 인테리어 직무를 빼고 오픽 IH 이상 또는 토익스피킹 레벨7 이상이어야 지원 가능하다. 인테리어직무는 오픽 IL이상, 토익스피킹 레벨5 이상이면 된다.
국내 최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은 신입사원 공채로 기획, 디지털기획, 제작(Art), 제작(Cw) 등의 직무를 뽑는다. 디지털기획직은 디지털미디어나 플랫폼 관련 기획·분석·운영을 맡는다. 기획직은 일반적 광고기획·영업, 리테일, 디지털 캠페인, 브랜드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제작(Art)은 매체 및 디지털 광고 등의 제작을, 제작(CW)는 카피라이팅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제작(Art) 직군을 제외하고는 오픽 IH, 토익스피킹 레벨7 이상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도움=진학사 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