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이 영국에서 갑작스레 발화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의 거래제한 조치로 가뜩이나 궁지에 몰린 화웨이가 유럽에서마저 신뢰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영국 샐퍼드시의 리릭극장에서 진행된 한 공연 도중 관객의 스마트폰에 불이 붙으면서 관객들이 밖으로 대피하고 공연이 약 20분 정도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공연을 한 코미디언 제이슨 맨퍼드는 트위터에 불탄 채 양동이 안에 놓인 스마트폰 사진을 게재했다.
이후 트위터 사진이 퍼지면서 사진 속 불탄 스마트폰이 화웨이 제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스마트폰은 후면 카메라 모듈이 정사각형이고 플래시 1개와 렌즈 3개로 구성돼 있어 외신들은 이를 화웨이의 최고급 스마트폰 ‘메이트20 프로’로 추정했다. 사고가 난 지 사흘이 지났지만 화웨이는 아직 별도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고가 난 유럽은 화웨이 스마트폰이 거의 유일하게 성공적으로 정착한 선진국 시장으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올해 1·4분기 유럽 스마트폰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26%로 삼성전자(31%)에 이어 2위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화웨이 중고 스마트폰 가격은 폭락하고 있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화웨이 P20프로의 거래가격이 수개월 전 280파운드(약 42만2,000원)에서 현재 50파운드(7만5,000원)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