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수출이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감소한 45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수출 하락 폭은 지난 3월 -8.3%에서 4월 -2.0%로 축소됐지만 다시 커졌다.
산업부는 수출 부진의 이유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지난 2월부터 수출 감소세가 둔화됐지만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수출 개선 추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반도체 업황 부진도 주된 요인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30.5%나 줄었다. 단가 하락과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 데이터센터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다. 중국 경기 둔화도 수출에 타격을 줬다.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은 20.1% 감소했다.
산업부는 “금액을 기준으로 수출이 줄기는 했지만 물량은 지난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늘었다”며 “수출 부진은 단가 하락이 주요인”이라고도 평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30.5%)를 비롯해 무선통신기기(-32.2%), 석유화학(-16.2%), 철강(-7.6%) 등이 부진했다. 자동차·선박 등과 신(新)수출성장동력 품목은 선방했다. 자동차 수출은 13.6% 증가했고, 선박 수출은 44.5% 늘었다. 이차전지(5.2%), 전기차(58%), OLED(3.7%) 등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20.1%), EU(-12.6%)는 감소했지만 미국(6.0%), 독립국가연합(CIS·38.8%), 인도(3.6%) 등은 증가했다.
수입은 1.9% 줄어든 43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22억7,000만달러로 88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우리 수출의 감소세가 지난 2월부터 개선되고 있었으나, 최근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브렉시트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 개선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부는 현재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 지난 수출총력 대응체계를 보다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