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빈 방문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내정간섭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에게 적대적이었던 메건 마클 영국 왕자비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내놓는가 하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해서도 “공정한 합의를 하지 못한다면 떠나버리면 된다”는 무책임한 훈수를 둬 방문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영국 내 ‘반(反)트럼프’ 여론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총리 후보인 존슨 전 외무장관에 대해 “내 생각엔 보리스가 매우 잘 할 것 같다. 그가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가 선출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매우 재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영국 방문 때도 존슨 전 장관이 “훌륭한 총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차기 지도자로 추켜세워 빈축을 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3~5일 영국 국빈 방문에 앞서 특정 총리 후보를 지지하자 그가 동맹국 정쟁에 개입하는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리스 존슨을 차기 총리로 지지했다”며 이는 “놀랄만한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다른 매체인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EU가 영국에 엄청난 돈과 해악을 치르도록 했다면서 자신이라면 EU와의 이혼합의금 390억파운드를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인 배우 출신 마클 왕자비에 대해서도 “못됐다(nasty)”라고 평가해 논란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선 인터뷰에서 마클 왕자비가 지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당선되면 캐나다로 이주하겠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해 “그가 못됐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국빈 방문기간 동안 왕실을 찾지만 산후조리 중인 메간 왕자비와의 만남은 불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