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막말의 늪에 빠진 한국당...한선교, 기자에 "걸레질 하네"

한국당 최고위원회 회의 끝난 직후

바닥 앉은 기자들 향해 발언 논란

黃 "생각하고 말하라" 주의 무색

당안팎 "국민적 신뢰회복에 찬물"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3일 국회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3일 국회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 민경욱 대변인에 이어 3일 한선교 사무총장까지 이른바 ‘막말 논란’에 휩싸이면서 자유한국당이 말실수의 늪에 깊이 빠졌다. 황교안 대표가 직접 사과하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한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당 최고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황 대표에게 질문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 있는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을 한다”고 발언했다. 몇몇 기자들이 바닥에 앉아 있다 황 대표의 브리핑을 더 가까이 듣기 위해 잠깐 앞으로 이동한 직후였다. 그는 지나가면서 기자들을 흘끗 쳐다본 후 주변 사람들에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먼, 걸레질을 해”라고 말했다. 황 대표에게 질문하기 위해 기자들이 맨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을 이같이 표현한 것이다.

관련기사



한 사무총장은 “(기자들이) 바닥에 앉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며 “앞으로 가려고 엉덩이로 밀고 가니까 보기 좋지 않아서 그렇게 (발언)했다”고 해명했다. 또 입장문에서 “비하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아 한 발언일 뿐 비하 의도는 없었다’는 뜻이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그가 지난달 7일 사무총장 주재 회의에서 사무처 직원들에게 욕설을 했다가 사무처 노조의 항의로 공개 사과하는 등 막말 사태가 처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이날 그의 발언이 황 대표가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 발언 자제를 요청한 뒤 나온 터라 내부 비판에도 직면할 수 있다. 황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 심사일언(深思一言), 즉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사자성어처럼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지율이 높아지거나 대(對)여 투쟁의 강도를 높이려는 주요 국면에서 막말이나 실언이 논란이 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국민적 신뢰 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지지율이 30%대의 안정적 궤도에 진입하면서 내부 긴장의 끈이 느슨해졌다는 것이다. 황 대표 취임 이후 한국당은 차명진 전 의원의 유가족 폄훼 발언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김현아 원내대변인의 문재인 대통령 비판 과정에서 나온 한센병 환자 비하까지 연이어 망언 논란에 휩싸였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는 정 정책위의장 말이, 또 지난 1일에는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는 민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이 논란이 됐다.
/안현덕·방진혁기자 always@sedaily.com

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