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정책위의장, 민경욱 대변인에 이어 3일 한선교 사무총장까지 이른바 ‘막말 논란’에 휩싸이면서 자유한국당이 말실수의 늪에 깊이 빠졌다. 황교안 대표가 직접 사과하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한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당 최고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황 대표에게 질문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 있는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을 한다”고 발언했다. 몇몇 기자들이 바닥에 앉아 있다 황 대표의 브리핑을 더 가까이 듣기 위해 잠깐 앞으로 이동한 직후였다. 그는 지나가면서 기자들을 흘끗 쳐다본 후 주변 사람들에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먼, 걸레질을 해”라고 말했다. 황 대표에게 질문하기 위해 기자들이 맨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을 이같이 표현한 것이다.
한 사무총장은 “(기자들이) 바닥에 앉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며 “앞으로 가려고 엉덩이로 밀고 가니까 보기 좋지 않아서 그렇게 (발언)했다”고 해명했다. 또 입장문에서 “비하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아 한 발언일 뿐 비하 의도는 없었다’는 뜻이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그가 지난달 7일 사무총장 주재 회의에서 사무처 직원들에게 욕설을 했다가 사무처 노조의 항의로 공개 사과하는 등 막말 사태가 처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이날 그의 발언이 황 대표가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 발언 자제를 요청한 뒤 나온 터라 내부 비판에도 직면할 수 있다. 황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 심사일언(深思一言), 즉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사자성어처럼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지율이 높아지거나 대(對)여 투쟁의 강도를 높이려는 주요 국면에서 막말이나 실언이 논란이 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국민적 신뢰 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지지율이 30%대의 안정적 궤도에 진입하면서 내부 긴장의 끈이 느슨해졌다는 것이다. 황 대표 취임 이후 한국당은 차명진 전 의원의 유가족 폄훼 발언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김현아 원내대변인의 문재인 대통령 비판 과정에서 나온 한센병 환자 비하까지 연이어 망언 논란에 휩싸였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는 정 정책위의장 말이, 또 지난 1일에는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는 민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이 논란이 됐다.
/안현덕·방진혁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