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슈퍼 비둘기' 띄우는 연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알수없다"

무역전쟁 격화에 경기위축 우려

'보장성 금리 인하' 추진 등 시사

9·12월 가능성…美 증시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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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꿈적 않던 제롬 파월(사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선회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날로 격화하는데다 무역분쟁 전선이 멕시코·인도로 넓어지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 위축이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연준이 ‘보험성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과 12월 금리를 낮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파월 의장은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에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무역분쟁들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알 수 없다”며 무역전쟁 격화에도 미국 경기확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금리 인하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띄운 ‘슈퍼 비둘기’에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대 주가지수는 2% 이상 치솟았으며 경기 둔화 우려 속에 하락세가 이어지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119%로 전날보다 0.034%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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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잇단 압박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해온 파월 의장이 한 달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크게 손질할 뜻을 보인 것은 미 경기 둔화에 대비한 ‘경기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연준 내에서 힘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날 발표된 미국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연준의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예상보다 급격한 경기 둔화 시 일종의 보험을 제공하기 위해 조만간 정책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2인자 리처드 클래리다 부의장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예상되는 경기 둔화에 앞서 보험성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도 과거 연준의 정책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단행될 시점으로 오는 9월과 12월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90%로 반영했으며 12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80%가량으로 높게 봤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선제적으로 6~7월 FOMC에서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경기침체나 둔화에 보험을 드는 최고의 방법은 연준이 여름에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하고 필요하면 가을에 더 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 FOMC 회의는 18~19일과 다음달 30~31일에 열린다./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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