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규제로 국내 주요 제철소의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환경부와 협의에 나섰다. 산업부는 규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앞서 철강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호소할 계획이다.
7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와 환경부는 이날 철강업체 조업 정지 처분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산업부는 조업 정지 처분의 근거가 된 대기환경보전법 해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체는 오염방지 시설 없이 고로의 브리더(공기밸브)를 열어 오염물질을 내보내 대기환경보전법을 어겼다는 혐의로 조업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대기환경보전법 제 31조 1항 2호에는 ‘배출시설을 가동할 때에 방지시설을 거치지 아니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공기 조절장치나 배출관 등을 설치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돼있다. 다만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 환경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철강업계가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유권 해석을 지자체에 전달했고, 지자체는 이를 바탕으로 조업 정지 처분을 결정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고로(용광로) 정비 때 안전밸브를 개방하는 것을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절차로 본다. 고로 내부 압력이 외부 대기 압력보다 낮아지면 외부 공기가 고로 안에서 내부 가스와 만나 폭발할 위험이 있어 안전밸브를 열어 잔류가스를 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이 같은 업계의 입장을 전달하며 대기환경보전법의 예외 조항 적용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의 이 같은 논의 뒤에도 철강업체가 고로 중단 사태를 피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미 충남도의 경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2고로에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지난달 확정지었다. 산업부 안팎에서는 확정된 조치를 이제와서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남도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내린 조업정지 처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세종=김우보·정순구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