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관심은 교착상태를 맞은 협상의 실마리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에 쏠려 있다. 주목되는 것은 11~13일 문재인 대통령의 노르웨이 방문 기간에 나올 ‘오슬로선언’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베를린선언으로 북미협상의 물꼬를 텄듯이 오슬로선언으로 새 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 북한은 전형적인 살라미 전술에서 전혀 물러서지 않을 조짐이고 미국은 모든 살상무기를 폐기하지 않는 한 보상은 생각지 않고 있다. 이런 때 우리 정부가 시효가 지난 ‘한반도 운전자론’을 앞세워 대북 제재완화에만 매달린다면 얽히고설킨 북핵의 실타래를 풀기는커녕 되레 꼬이게 할 뿐이다.
그러잖아도 최근 국제정세는 미중 갈등 격화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경험에서 보듯이 미중관계가 나쁠 때는 북핵 협상도 진통을 겪었다. 우리가 중재할 수 있는 공간도 별로 없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제재완화에만 매달린다면 북핵협상은 더 어려워질 뿐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정부는 더 이상 통하지도 않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느라 허송세월해서는 안 된다. 시행착오는 1년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