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임대 점포를 제공한다. 보증금도 없는 파격적인 조건이어서 패션업계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공급 점포 수가 10곳으로 적은 탓에 ‘로또’ 수준의 경쟁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DDP패션몰 3층 매장 중 10개 점포를 시세의 절반 가격인 월 99만~164만원 가격에 임대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이는 감정평가액의 50% 수준이다. 같은 동대문 상권이면서도 민간상가와는 달리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르는 임대보증금과 입점비도 없다. 전기료와 수도료를 포함한 관리비도 실비를 적용해 ‘관리비 뻥튀기’에서 안전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입주가 결정되면 2년 간 점포 운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기간 연장을 원하면 300여 개의 일반 매장에 경쟁을 통해 입점할 수 있다. 지원은 1980년 1월1일~2000년 12월31일 출생자만 가능하다.
서울시는 ‘반값 점포’에 입점하는 청년 스타트업이 자생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시가 주최하는 패션쇼 참가에 우선권을 주고 쇼윈도우 배정·미디어 콘텐츠 제작 지원·점포 운영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다만 점포에 입점할 수 있는 청년은 단 10명에 불과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부터 21일까지 서류를 제출하고 심사를 통과하면 면접을 실시한다. 여성 영캐쥬얼 의류 시제품 5벌과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10분 동안 발표시간을 갖는다. 서울시는 매장 인테리어를 제공하지 않으며 만약 인테리어를 하지 않으면 사용을 취소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청년 반값 매장을 통해 ‘메기 효과’를 노린다는 입장이다. 많은 청년들이 동대문에서 디자이너나 판매직으로 종사하며 매장 운영을 꿈꾸고 있지만 임대료가 비싸 진입 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 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동대문 3만개 점포 중 5,000개가 비어 있는 상황이지만 임대료는 여전히 청년창업자들에게 버거운 수준이다. 공공임대점포를 통해 임대료 인하를 기대하는 서울시는 향후 청년 창업지원 성과 등을 평가해 단계별로 반값 점포를 확대해 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