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한항공 소유의 송현동 부지에 대해 “중앙정부가 매입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종로구가 ‘국비 투입’이라는 하나의 입장을 밝힌 셈이다.
박 시장은 임종국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종로2)이 12일 시정질문에서 송현동 부지의 활용 계획에 대해 묻자 “5,000억 원 정도의 지가인데 중앙정부가 매입을 해서 종로구청에서 일부는 공원화하고 일부는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들어오는 게 적절하다”고 답했다.
박 시장의 이번 발언은 ‘국비 투입’을 요구하는 종로구의 입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전날 ‘송현 숲·문화공원 토론회’에서 직접 발제자로 나서 이 지역을 공공숲으로 조성하고 지하에는 주차장 등 시민 편의시설을 구성하는 구상안을 내놨다. 종로구는 송현동 부지의 호가가 5,000억 원으로 종로구의 1년 예산인 4,000억 원을 웃도는 만큼 국·시비가 동시에 투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송현동이 경복궁·창경궁 등 고궁과 인접해 있는 만큼 전통의 가치를 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세종 이전이 결정된) 국립민속박물관이나 근대문학관을 유치하면 좋겠다는 견해를 제출했는데 중앙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의원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대책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자 박 시장은 “중앙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박 시장은 저성장 국면에서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시장은 “한국경제가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의 최저이고 최악의 실업률이 생기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올해 지방채 2조3,800억 원을 추가로 발행해 민생과 일자리 서민 안정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했다. 내년 예산도 이를 기조로 가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